오비맥주, 과일소주 품목 제조 보고...'짠', '돌돌' 등 소주 상표 등록도
제주공장 간판 바꾸고 소주 제조 노하우 전수받고
'오비맥주'표 1호 소주는 과일소주 유력...수출용 브랜드 등 준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지난해 제주소주를 인수한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 개시 채비에 나섰다. 1호 제품은 과일소주가 될 전망이다. K푸드 열풍이 부는 해외시장을 겨냥해 소주 사업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주공장에서 생산하는 소주 및 리큐르 품목 50개에 대한 제조보고를 마쳤다. '푸른밤', 킹소주24', '순수소주', '봄비소주' 등 기존 제주소주가 생산하던 제품을 그대로 등록한 것이다. 제주공장은 제주소주가 보유한 생산공장으로 지난해 12월 오비맥주 제주공장으로 소속과 명칭을 바꿨다.
지난달에는 특허청에 '짠(ZZAN)', '짠(JJAN)', '돌돌(DOLDOL)' 등 영문판 주류 상표권도 출원했다. 자체 소주 브랜드 선점을 위한 상표로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해 9월 신세계L&B 자회사인 제주소주를 인수를 결정하고 같은 해 12월 흡수 합병 작업을 마무리 했다. 제주소주 대표이사에는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 부사장이 올랐다. 신임 구 대표이사는 1971년생 미국 국적의 인물이다.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한 마트 골든존에서 한국 소주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뉴스핌DB] |
업계에선 향후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을 수출 중심으로 꾸려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비맥주'표 1호 소주는 과일소주가 유력할 전망이다. 기존 제주소주는 동남아 수출용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때문에 과일소주를 통한 시장 공략이 비교적 수월하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을 전방위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에 인수한 제주공장을 통해 소주시장 사업성을 평가한 이후 지역 소주업체를 인수하거나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존 제주소주의 규모나 위상을 고려했을 때 소주시장 2강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와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련해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구축 중이다. 롯데칠성음료의 과일소주 수출액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23% 신장하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소주 제조 노하우를 전수받는 등 소주 사업 관련 조직 구성 및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주 사업부문 정비를 마친 후 본격적인 소주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제주공장 운영 방안이나 계획, 인력 구성 등 소주 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 단계를 거치고 있다"며 "가시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기존 제주소주가 수출용 ODM(수출용 제조업자개발생산)에 주력한 만큼 내수시장 보다는 수출사업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