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도매대가 인하·풀 MVNO 지원 등 알뜰폰 대책 발표
업계·전문가 "풀 MVNO 실현 위해서는 도매대가 협상 개선돼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가 5G보다 비싼 LTE 요금제 신규 가입 중단과 5G·LTE 통합 요금제 출시에 이어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실제 가계 통신비 인하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의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 인하하고 완전 알뜰요금제(FUll MVNO) 환경 조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15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1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신규사업자 정책 관련 연구반 논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1.15.gdlee@newspim.com |
이번 알뜰폰 대책은 알뜰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기존 데이터 도매대가를 최대 52%(1.29원/MB → 0.62원/MB) 낮춘다. 이를 통해 이동통신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인 20~30GB 구간까지 알뜰폰의 자체 요금제 출시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또한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처럼 맞춤형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풀 MVNO 출현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과 설비 투자를 지원한다.
풀 MVNO는 기지국 등 통신망은 이통사로부터 빌리되 교환기, 고객관리 시스템 등 자체 설비를 갖춰 독자적인 요금 설계 역량을 갖춘 알뜰폰 사업자를 의미한다.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뿐만 아니라 5G보다 비싼 LTE 요금제 사용에 대한 지적을 받자 하반기 5G와 LTE 통합요금제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KT는 이달부터 일부 LTE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했으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내달 중 해당하는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
이는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를 반영한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저가형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통신비 인하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여기에 국회에서는 알뜰폰 시장의 대기업 점유율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알뜰폰 업계는 이번 활성화 대책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알뜰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알뜰폰 사업자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등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알뜰폰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요금제와 알뜰폰 활성화 대책이 실제 통신비 인하 효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풀 MVNO 지원에 대한 내용이 알뜰폰 대책 중 상당 부분 할애됐는데 이는 제도적으로 차단돼 있는 부분으로 정부가 뜻을 갖고 있더라도 실제로 구현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풀 MVNO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600억~1000억원대의 투자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도매대가의 현실적인 조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풀 MVNO가 출범하더라도 이통사들이 도매대가를 낮춰주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도매대가 협상 문제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오는 3월말부터 알뜰폰 도매대가 규제 체계가 정부가 도매대가를 검증하는 사전규제 방식에서 사업자 간 자율협상 후 신고하는 사후규제 방식으로 전환된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도매대가와 관련해 고시 권한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법에 의해서 막혀 있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알뜰폰 업체들은 보다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원한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대기업 점유율 제한보다 전파사용료 등 실제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도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 제한 등이 실제 통신비 인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풀 MVNO도 적극 지원한다고 하지만 원칙적으로 도매대가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문위원은 "통신이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경쟁력을 갖추는데 현재 자사 서비스 운영도 버거워하는 알뜰폰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통신사들은 현재보다 요금을 낮추기 쉽지 않은 만큼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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