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군을 출동시켜 내란 주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14일 "더불어민주당에 이용당하거나 회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속기소 상태인 곽 전 사령관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저는 지금까지 모든 것을 사실에 기초해 제 의사대로 판단하고 증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곽 전 사령관은 "가장 본질은 12·3 당시 비상계엄의 상황과 사실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라며 "제가 말씀드린 대통령님의 2차 통화 시 지시하신 (의원들 끄집어내라 등) 사항은 그대로다. 이를 수정하거나 철회하거나 할 일체의 그런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김병주·박선원 의원과 지난해 12월 6일 유튜브에 출연했던 것을 두고는 "당연히 여야 국방위원들이 함께 계신 장소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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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군을 출동시켜 내란 주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14일 "더불어민주당에 이용당하거나 회유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제3차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는 모습. [뉴스핌DB] |
그는 "12월 5일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비화폰은 녹음이 되지 않는다, 당당하게 하라'는 전화를 받고 자수서 작성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자수서를 제출해야 제 기준과 방향이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자수서 제출 경위를 두고 곽 전 사령관은 "사실을 진술해 부하들과 부대를 보호하겠다는 목적"이라며 "12월 10일 당시 박(범계) 의원이 대통령 2차 통화 관련 질의를 했고 저는 통화 사실만 인정, 통화 내용은 발언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화 내용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기에 고민이 너무 많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미 12월 9일에 자수서를 제출했고 부하 일부가 알고 있을 것인데 국방위에서 증언하지 않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 박 의원을 만나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은 "대통령의 2차 통화 내용을 설명할 당시 자수서에 기록한 내용을 기초로 '아직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란 내용을 말로 설명했다"며 "당시 박 의원이 대통령의 표현을 그대로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해 자수서 작성 시 언어를 순화해 '열고'를 '부수고도', '이탈시킬 것'을 '끄집어내라'고 대통령 말을 기억에 기초해 수정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도끼'라는 용어 표현은 당시에 제 기억에도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헌재에서도 '도끼' 용어는 기억이 없다고 했고, 국방위에서도 기억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으로부터 변호사를 지원받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부승찬 의원 소개로 변호인을 만났는데 1시간 정도 얘기하고 선임계 제출 없이 끝났다"며 "변호사는 구속된 이후 제가 알아보고 선임했다"고 밝혔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