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앞둔 가상자산 시장, 관망·경계 심리 확산
비트코인, 12만2,000달러 돌파 두 차례 실패… '더블 톱' 경고
전문가 "CPI 결과 따라 시장 방향성 갈릴 것"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이 경계 모드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고,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변동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단기 하락 위험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7월 CPI는 전년 대비 2.8%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6월(2.7%)보다 소폭 높은 수준으로,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둔화될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3%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경우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주식·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하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2일 오후 6시 3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2.29% 하락한 1만85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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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8.12 koinwon@newspim.com |
◆ 비트코인, 12만2,000달러 돌파 두 차례 실패… '더블 톱' 경고
비트코인은 최근 중요한 기술적 저항선인 12만2,000달러를 두 번이나 넘는 데 실패했다. 첫 번째는 7월 14일, 두 번째는 이번 주 초였는데, 두 차례 모두 비슷한 가격대에서 상승세가 꺾였다. 이런 흐름은 차트상 '더블 톱(Double Top)'이라는 하락 반전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더블 톱은 두 개의 고점이 비슷한 높이로 형성된 뒤 하락세로 돌아서는 패턴을 말한다.
현재 분석가들은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두 고점 사이 저점인 '목선(neckline)'인 11만1,982달러 선을 하향 돌파할 경우, 하락 폭이 커져 최대 10만 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트레이딩 회사 QCP캐피털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이 11만5,000~11만8,000달러 범위에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한 단기 풋(매도)옵션 매수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풋옵션은 기초자산 가격이 떨어질 때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이런 매수세는 발표 직후 급락 위험을 방어하려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반영한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숏콜(콜옵션 매도) 포지션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예상보다 오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동시에 가격의 상방 변동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이더리움, 네트워크 개선 힘입어 4,800달러 재돌파 기대
이더리움은 최근 4,3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한 주 동안 17%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 직전 최고가인 4,800달러 재돌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러한 상승세에는 네트워크 성능 개선이 한몫했다.
이더리움 메인넷의 처리 용량이 확대되고 거래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디파이(DeFi) 플랫폼을 통한 대출·스테이킹·토큰 교환 등 온체인 활동이 활발해졌고, 그 결과 하루 거래 건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XRP, 솔라나, 도지코인, 바이낸스코인(BNB)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으며,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4조 달러에 이르렀다.
현재는 시장이 다소 경계 모드에 접어들며 이더리움 가격은 전장 대비 0.72% 오른 4293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솔라나, 도지 등 주요 알트 코인도 내림세다.
전문가들은 "(예상대로) 둔화한 CPI 결과는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높이는 촉매가 될 수 있지만, 예상보다 높은 수치는 매수 피로가 누적된 시장에 급락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며 "저항선 12만2,000달러 돌파 여부가 이번 주 비트코인 향방을 가를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