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목사, 카드 가입 독려 및 광화문 집회 현장 모집 등
여전법 위반 여부 검토...NH농협카드, 재계약 경위도 주목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선교카드' 논란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NH농협카드와의 '신용카드 발급 제휴 계약서'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계약 내용을 확인한 뒤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위법 사실이 발견될 경우 NH농협카드 역시 금융당국의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상황들이 제휴 계약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여전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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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2.18 pangbin@newspim.com |
'선교카드'는 2004년 사랑제일교회 장로인 조 모 씨가 대표로 있는 청교도콜센터가 NH농협카드와 제휴해 발급한 신용·체크카드다. 카드 사용액이 연간 100억원 미만일 경우 0.3%, 100억원 이상일 경우 0.4%의 수수료가 청교도콜센터가 지정한 계좌로 입금된다. 그러나 전 목사는 여러 집회에서 가입을 독려하며 논란이 일었다.
현행 여전법은 신용카드 회원을 모집할 수 있는 사람을 신용카드사 임직원, 공식 모집인, 또는 모집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한 자와 그 임직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집인은 NH농협 임직원, 신용카드 회원 모집인 또는 청교도 콜센터 대표 혹은 임직원에 한정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 목사가 '우파 7대 결의 사항'으로 선교카드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데 여신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라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농협 측에 적법한 모집 절차 등에 대해 점검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위법 행위가 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광화문 광장에서 시위 집회 중에 누군가 신청서에 선교카드 가입을 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카드모집을 하고 있다"고 이 의원은 추가로 의문을 제기했다. 최근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천막을 펴고 선교카드를 포함 7대 결의 사항에 포함된 상품들에 대한 가입서를 받고 있는 모습이 연론에 보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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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전광훈 목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전국주일연합예배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2025.01.19 choipix16@newspim.com |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카드 신청서로서 적격성을 갖춘지 의문스럽다"며 "추가적인 불법 행위라든가 위법 사항이 있는지 대해서도 점검해 보겠다"고 했다.
만약 위법이 확인된다면 NH농협카드의 위법성 인지 여부도 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여전법에 따르면 카드업체도 금융당국으로부터 행정제재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전 목사가 선교카드 가입 독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5년부터는 선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이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선교카드 가입을 적극 독려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H농협카드가 해당 상황을 몰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제휴카드 담당 부서에서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내부 보고 후 제휴 지속 여부를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NH농협카드는 지난해 12월 제휴 해지를 시도했으나, 청교도콜센터의 반발로 무산됐고 올해 1월 최종적으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NH농협카드가 위법성을 어느 정도 인지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라며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카드사도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NH농협카드 측은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카드 발급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금감원의 요청에 따라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