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자체 방위력 강화 위해 8000억 유로 투입...K-방산 기회
국방부 장관 공석 3개월째...올해 수출 목표 달성 차질 우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유럽연합(EU)이 자체 방위력 강화를 위해 1200조원 규모의 재무장 계획을 내놓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등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오는 2027년까지 '세계 4강'의 방산 수출 강국이 목표인 한국 입장에서 '큰 장'이 선 셈인데, 대통령 탄핵 정국 지속에 따른 국방부장관 부재 등 수출 컨트롤 타워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EU, 자체 방위력 강화 위해 8000억 유로 투입...K-방산 기회
1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자체 방위력 강화를 위해 8000억 유로(약 1269조원)를 투입하는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다. EU 각 회원국이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1.5%씩 늘려 총 6500억 유로를 조성하고, 나머지 1500억 유로는 공동 차입해 방공망 등 범유럽 차원의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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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인 무기체계 155mm자주포 K-9이 분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EU는 경제와 금융 안정을 위해 각국 재정 적자를 GDP의 3% 이내로 규제해 왔지만, 당장은 군비 확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EU의 재무장 계획대로라면 EU 내 23개 나토 회원국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현재 약 2%에서 3.5% 수준으로 오른다는 설명이다.
이미 러시아와 인접한 폴란드, 핀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은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덴마크도 방위비 10조원을 추가 편성했다. 폴란드는 한국 정부와 9조원 규모의 K2 전차의 2차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납기'와 '가성비'가 장점인 한국 방산업체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국방부 장관 공석 3개월째...올해 수출 목표 달성 차질 우려
그럼에도 현재 한국은 탄핵 정국에 따라 국방부 장관 공석 상태가 3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실제 폴란드정부는 한국 국방부 장관이 자국을 방문해 2차 계약 관련 행사에 참석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 세일즈는 국가 대 국가간 협상으로 대통령이나 외교를 통한 협상도 중요하지만, 실무는 국방부장관이 담당하는 것이 맞다"며 "국방부장관 임명 과 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을 위한 컨트롤 타워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240억 달러 수출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 달러에서 2023년 135억 달러, 지난해 95억 달러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당초 지난해 방산수출 200억 달러가 목표였지만, 연말 터진 계엄령 사태 등의 영향으로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이 미뤄지며 95억 달러에 그쳤다.
방위사업청은 "2024년 방산수출 규모가 100억 불 미만인 것은 협상 연장 등으로 이월되는 수출사업이 많았기 때문으로 2025년에는 다양한 방산수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