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독일 정치권이 5000억 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기금 설립과 엄격한 재정준칙 완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강력한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독일을 중심으로 주요국의 증시가 모두 1%가 넘는 강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6.16포인트(1.14%) 상승한 546.60으로 장을 마쳤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지난 2월 6일(+6.28포인트) 이후 가장 컸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전주에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19.68포인트(1.86%) 오른 2만2986.82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89.77포인트(1.05%) 상승한 8632.33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90.07포인트(1.13%) 뛴 8028.28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655.58포인트(1.73%) 전진한 3만8655.30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83.90포인트(1.43%) 상승한 1만3005.2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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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독일 정치권은 이날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패러다임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재정 개혁의 닻을 본격적으로 올렸다.
지난달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과 3위를 차지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그동안 재정 개혁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해 온 녹색당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3당은 다음주 화요일(18일) 본회의에서 인프라 기금 설립과 재정준칙 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기본법(헌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법 개정에는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3당의 의석을 합치면 이 기준을 넘는다.
ING의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인 카스텐 브르제스키는 "오늘 합의로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심리 효과와 함께 이후 실제 독일 정부의 재정 지출 증가가 이어지면서 주기적인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 방위산업이 4.1% 급등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누렸다. 은행 업종도 2.6% 상승해 좋은 분위기에 올라타는 모습이었다.
주중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던 유로스톡스 변동성 지수는 지난 4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번주 시장의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종잡을 수 없는 관세 부과가 시장에 커다란 불안정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머니팜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리처드 플랙스는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제 성장 전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위험 자산에 특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투자자들은 무역 전쟁의 암울함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가능성을 보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특징주로는 프랑스의 명풍 업체 케링이 산하 브랜드인 구찌가 발렌시아가의 뎀나 바잘리아를 새 아티스틱 디렉터로 발탁했다는 소식과 함께 10.7% 급락했다.
유니버설 뮤직 그룹은 행동주의 헤지펀드 투자가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 스퀘어가 이 회사 지분을 매각한 후 8.8% 하락했다.
ihjang6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