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고] 중국 테크 굴기의 비결

기사입력 : 2025년03월17일 08:23

최종수정 : 2025년03월17일 08:23

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중국의 로봇 굴기가 무섭다. 쿵푸를 하듯 날렵하게 몸체를 회전시켜 한 발로 앞에 있는 나무 막대를 차고 몸을 돌려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는 휴머노이드.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의 G1이다. 춘제 갈라 쇼에서 여성무용수와 함께 수건을 돌리고 군무를 펼친 H보다 작고 가벼운 모델이다.

자전거를 타고 춤을 추며, 스쿠터와 호버보드 위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중국의 애지봇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링시X2'는 시간을 읽어주고 마실 음료까지 추천해준다. 움직임의 유연성과 안정성, 소통 능력까지 크게 향상된 중국산 휴머노이드가 딥스크의 충격을 잇고 있다.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중국의 AI,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며 중국 기술의 발전상에 놀라는 이들도 있겠지만 업계에선 그 동안 알아채지 못했을 뿐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놀라운 혁신성을 보여준 중국 테크는 이미 10 여년 전 부터 철저히 계획된 중국정부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출발은 2015년부터 추진한 '중국제조 2025'다. 정부차원의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과 함께 우수인재 양성 및 확보가 추진되었다. 2021년엔 14차 5개년 규획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핵심 기술 자립화 율 70%, 2030년 세계 AI 강국 도약'이란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 3월에는 10대 정부 과제 첫번째 항목으로 'AI+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제 단순한 기업 지원 정책을 넘어 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고 국가 전체로 AI기술 수용성을 확장시키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중국 내 AI기업은 4400개가 넘고 대중에게 서비스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LLM)이 200개 이상, 등록 사용자 수도 6억 명을 초과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은 2017~2019년 국내총생산(GDP)의 1.7% 이상을 산업 정책에 지출했다. 이런 비율로 자금이 10년간 투입됐다면 3조달러 이상이 쓰였다고 추정된다.

올해 1월 600억위안 규모의 AI 투자 기금을 조성한 중국은 향후 15년 동안 첨단 기술 분야에 10조위안(약 20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막을 내린 양회에서도 AI 산업 자금 지원에 대한 지지가 재확인되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개막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중국 AI 정책이 R&D 투자에서 출발한 만큼 저력도 대단하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가 발표하는 과학 논문 성과 순위에서 지난해 중국 대학이 2~9위를 차지했다. 이 발표가 처음 나온 2016년엔 베이징대(9위)만 10위 안에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지난해 내놓은 '20년 동안의 중요 기술 추적: 장기적 연구 투자의 보상'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AI, 반도체, 방위, 우주, 에너지 등 현재 핵심 기술 64종 중 57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2000년대 중반 기술 64종 중 60종에서 선두를 차지했던 미국이 현재 7종으로 줄어들었으니 학술적으론 중국이 미국을 앞지른 셈이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간 출원된 생성 AI 관련 특허 5만 4000여건 가운데 중국에서 출원된 특허는 3만 8210건으로 약 70%를 차지한다. 2위 미국(6276건)의 6배 규모다. 중국의 출원건수는 매년 50% 씩 증가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지난해 발간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4'에서 "중국이 AI 특허를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 이미지 [신화사=뉴스핌 특약]

정부 주도인 만큼 중국의 AI, 로봇 산업 생태계가 수직 수평적 구조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2018년부터 AI칩, 센서, 클라우드, 빅데이터,5G통신 등의 하드웨어 인프라와 딥러닝, 자연어처리 등의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동시에 구축. 성장해왔고 최근에는 자율주행, 산업용 로봇, 의료영상, 질병예측 같은 다른 영역과의 융합, 적용을 통해 응용층을 빠르게 확장 발전시키고 있다.  전 세계 2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IBM의 '2023년 글로벌 AI 도입지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이 AI 도입 및 응용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글로벌 기술 지형을 흔들자 미국의 AI기업들은 강력한 견제에 나섰다. 최근 오픈AI는 트럼프행정부에 '중국에서 개발된 AI모델 사용의 전면 제한'을 촉구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 중국의 AI기업은 일종의 국가통제조직으로 원칙적인 '반칙'을 행한 것이며 지식재산권 보호와 보안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 AI를 보안 문제로 제재할 수 있는 단계는 넘어섰다는 견해도 있다.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오픈소스를 장려하고 있어 미국이 폐쇄형 모델만 고집한다면 글로벌 AI공급망을 중국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싸움에서 AI세계 3위를 목표로 하는 한국의 존재감은 사실상 거의 보이지 않는다. 미국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돈이 따라붙는 것도 아니고 중국처럼 기술 하나 보고 전폭적으로 밀어주는 국가정책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허페이 신화사 = 뉴스핌 특약] 2025년 3월 3일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이 105개 큐비트로 구성된 '쭈충즈(祖沖之) 3호' 양자 컴퓨터 프로세서에 대한 실험 결과를 논의하고 있다.

똑똑한 인재가 최고의 국가자원인 한국에서 인재만 제대로 양성되고 확보된다면 한숨 돌릴 수 있겠지만 그 마저 순조롭지 못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AI 인재 집중도는 0.8%로 이스라엘(1.1%), 싱가포르(0.9%)에 이어 3위에 자리하지만 2016년~2023년 사이 한국 AI 인재 이동 지표는 –0.3을 기록하며 대표적인 AI 인재 유출국으로 꼽혔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AI 기술인재 양성, 확보 정책은 충분히 들여다 볼만 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꾸준하게 지속되는 인재 양성 정책이다. 1991년 덩샤오핑이 21세기까지 세계 일류 수준 대학을 100곳 육성한다는 '211공정'을 선언한 뒤 장쩌민은 재정수입 1%를 투자하는 '985공정'을, 시진핑도 40여 개 대를 중점 지원하는 '쌍일류(세계일류대학·일류학과 건설)'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도자가 바뀌고 대내외적 환경이 변해도 세계 일류라는 목표를 향해 될 성 부른 대학에 예산 및 정책 지원을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은 꾸준히 이어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업이 변하고 각종 정치적 명분 때문에 지원대상과 목표가 바뀌는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 대학등록금 마저 표심으로 보느라 일관성 있는 대학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홍콩증권거래소(HKEX) 내부 모습

중국의 AI 인재 강국 도약 방침은 2018년 '고등교육기관 AI 혁신 행동계획' 수립 이후 작년 기준 535개 대학에 AI 학과가 설립되고 연간 4만3천명 규모의 인재가 배출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학 입학시험 상위 5% 학생을 발탁해 세계적인 연구자로 양성하는 '강기계획' 부터 100여개 대학에서 AI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4∼6개월간의 단기 AI 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마이크로 전공 제도를 도입해 다학제적 AI 인재 양성을 진행 중이다. 질적 향상 못지 않게 수적 확장에도 열성이다.

심지어 세계의 AI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 '현 직장에서 받는 1년 연봉의 9배를 3년간 보장해 주겠다'는 193프로그램까지 동원 중이다.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애써 키운 인재의 유출은 막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과 꾸준한 정책 추진,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우수한 인재가 의대만 바라보는 대중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승자가 독식하는 AI 경쟁에서 밀리지 않아야 미래가 있다. 한국에서 그 열쇠는 인재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첫 미국출신 교황… 즉위명 '레오 14세'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 태생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70)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에 선출됐다.  가톨릭 역사상 미국인 교황이 탄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티칸 교황청은 새 교황의 즉위명을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8일(현지시간) 교황에 선출된 레오 14세. [사진=로이터 뉴스핌] 레오 14세는 선출 공식 발표 직후인 오후 7시 20분쯤 바티칸시티 성베드로 대성당 2층 '강복의 발코니'에 등장해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감정이 북받힌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어로 말한 그의 첫 마디는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었다. 그는 이어 "이 평화의 인사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여러분의 가족과 모든 사람, 어디에 있든, 모든 민족, 그리고 온 세상에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실시된 콘클라베 이틀째 투표에서 교황으로 선출됐다.  전 세계 70개국에서 모인 133명의 추기경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참석자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를 탄생시키기 위해 투표를 계속했다.  오전에 실시된 두 차례 투표에서는 선출이 무산됐다. 오전 11시 50분쯤 시스티나 예배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추기경단은 오후 4시 투표를 재개했다. 오후 두 차례 투표가 끝나고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던 오후 6시 8분쯤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어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장엄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후 7시 10분쯤 선임 부제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이 성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치며 새 교황의 탄생을 알렸다.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1982년 사제로 서품했다. 이후 성직자로서의 경력 기간 대부분을 남미 페루에서 보냈다. 2015~2023년까지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에서 주교로 재직했다. 2015년에 페루 시민권을 취득했기 때문에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이 수도회가 교황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23년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하고 교황청 주교성 장관에 앉혔다.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자리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그의 개혁정책 추진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 갈등이 심했던 보수와 진보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나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며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ihjang67@newspim.com   2025-05-09 04:20
사진
김문수,대선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법원에 대통령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후보는 이날 KBS에 출연해 "대통령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합법적인, 정당한 절차를 거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인 제가 있는데 지금 무소속 한덕수 후보하고 빨리 단일화를 하라고 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08 yooksa@newspim.com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10일 또는 11일 제6차 전당대회를 소집한다고 공고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기 전 단일화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신청한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김 후보에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연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현재 단일화 문제로 당 지도부와 갈등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가해 "무소속 등록도 안하겠다는, 입당도 안하겠다는 그런 사람을 상대로, 유령과 단일화하라는 이것은 올바른 정당민주주의냐, 저는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5-08 17:1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