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성필수 교수팀, 간암 환자 100명 분석
진행성 간암 치료 공백 메울 해법 제시됐단 평가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최신 면역항암제에도 효과가 없는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는 고전적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21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동 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교신저자)·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재준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진행성 간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합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와 처음부터 고전적인 간동맥 항암 주입술(hepatic arterial infusion chemotherapy, HAIC) 치료를 받은 환자를 비교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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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성모병원] |
그 결과 병합요법으로 치료받은 후 HAIC를 시행한 환자군은 항암 주입술 단독요법 환자들 대비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과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도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간세포암 환자에서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에 대해 1차 치료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합요법 (Atezolizumab–Bevacizumab combination therapy)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 대해, 고전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는 HAIC가 효과적인 2차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이 제시된 것이다.
HAIC는 고전적인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지만, 간동맥을 통해 항암제를 직접 종양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간 내부의 종양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는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1차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1차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명확한 2차 치료 표준 전략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진행성 간암 환자 치료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면역항암제 이후 치료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국내 연구진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의학계에서는 "면역항암제 병합요법으로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항암 주입술을 거치면서 종양 항원 노출 및 면역원성 세포사(immunogenic cell death, ICD)가 유도 되는 과정을 통해 치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필수 교수는 "현재 진행성 간암 치료에서 1차 면역항암제 병합치료 이후 확립된 2차 치료전략이 부족한 상황에서 HAIC가 중요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특히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면역항암제로 변화하는 현 시점에서, 해당 치료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준 교수는 "HAIC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으로 국내에서는 서울성모병원과 은평성모병원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병합요법 이후 환자 맞춤형 2차 치료 전략 수립 시 HAIC가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두 편의 연구 결과는 각각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Oncology 및 Abdominal Radiology에 최근 게재되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