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경쟁하듯 사업 확장...美 역사상 전례 없어
트럼프 대통령 관련 이해충돌 논란...백악관 "문제 없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이 최근 유럽, 미국, 중동을 넘나들며 아버지의 이름과 권력을 활용한 대규모 사업 확장을 펼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이를 통해 고급 호텔, 주거 타워, 비트코인 채굴사업, 사교 클럽 등을 앞세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두 아들의 경쟁하듯 이어지는 행보는 미국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대통령 가족 사업 전개로 평가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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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문을 마치고 출국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사진=뉴스핌] |
NYT에 따르면 최근 10일간 도널드 주니어는 헝가리, 루마니아, 세르비아, 불가리아를 순회하며 '트럼프 비즈니스 비전 2025'라는 이름의 유럽 투어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방한, 1박 2일 동안 머물며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의 연쇄 회동을 갖기도 했다.
트럼프 가족 기업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을 이끌고 있는 에릭 트럼프도 이 기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을 방문하며 사업 확대에 나섰다.
그는 두바이에 건설될 예정인 80층 규모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 런칭 행사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또 카타르 도하에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딴 골프장 및 고급 빌라 단지 건설 계약 서명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밖에 이들 형제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고급 주거 타워, 카타르에 골프장 및 빌라 단지, 워싱턴 D.C. 조지타운에 새 사교 클럽인 '이그제큐티브 브랜치' 개장을 준비 중이다.
에릭 트럼프는 또 암호화폐 회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지주회사 이사로도 활동 중이며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비트코인 채굴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도 새롭게 설립했다.
NYT는 부동산, 암호화폐, 사교 클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들의 사업은 단순한 가족 기업 차원을 넘어 대통령 본인에게도 금전적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로 이루어져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두 아들은 이들 사업이 이미 이전부터 계획돼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에릭 트럼프는 NYT에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프로젝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역시 "나는 25년 넘게 사업가로 일해 왔다"면서 "좌파 언론은 내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생계를 위한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다면 나도 그림이나 그리며 살아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백악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재산 신탁을 했으니 이해 충돌이 없다고 해명했다. NYT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업들 대부분에서 직접적인 금전적 수익을 얻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NYT에 "이 정도 규모의 대통령 가족 재정적 이해관계는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