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긴장감과 이란 협상 낙관은 유가에 부담
달러 가치 상승은 금값 압박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금리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발언과 무역 협상을 앞둔 미국과 중국 간 여전한 긴장감 속에 7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1달러 넘게 하락했고, 금 가격도 아래를 향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1.02달러(1.73%) 하락한 58.07달러에 마감됐다.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는 1.03달러(1.66%) 내린 61.12달러를 기록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오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국과의 첫 번째 관세 및 무역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진전된 협상'과는 정반대라고 생각한다면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와 관련해 "(현재 부과 중인) 145%의 고율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에 열려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악시 시장 분석가 티아고 두아르테는 "이번 회담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신호가 될 수는 있지만,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는 낮다"며 "미국이 상당한 수준의 무역 양보를 얻지 못하면 추가적인 긴장 완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에 대해 "지금까지는 순조롭다"고 말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 아래, 국제 경제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수석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이란은 '최대 압박' 정책 아래 놓여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날 마무리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 위험이 높아졌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경제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예상 외로 증가해 수요 약화 우려를 자극했는데, 미국의 원유 재고는 2백만 배럴 감소한 4억 384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3만 3000배럴 감소보다 큰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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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금값은 금리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파월 의장 발언에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9% 내린 3391.9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연준 발표 전 1% 넘게 하락하던 상황에서 파월 의장 발언이 나오자 낙폭을 키워 한국시간 8일 오전 3시 32분 전날보다 1.8% 하락한 3368.42달러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이미 발표된 대규모 관세 인상이 지속된다면,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0.6% 상승하며 금값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왕(Tai Wong)은 "파월은 말을 아끼며 '기다려 보겠다'는 기존 메시지만 반복했다. 시장은 다소 실망했지만, 이것이 금의 강세 흐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은 투자자들의 신뢰가 가장 높은 자산 중 하나인 만큼, 가격이 조정될 때마다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한다고 확인한 이후, 안전자산 수요가 줄면서 금값은 한때 최대 2.1% 급락했다.
RJO 퓨처스 선임 시장 전략가인 다니엘 파빌로니스는 금 하락의 주요 요인이 미중 간 관세 협상이 진전되는 신호가 나온 것이라며 "연준 발표는 파월의 발언을 봐도 매우 중립적이어서 시장에 별다른 깜짝 요소가 없었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