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OS 타이젠에 AI 고도화
기기 간 연결·사용자 경험 극대화 시도
안드로이드 앱까지 연결...생태계 확장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가 스마트TV를 비롯한 가전에 탑재된 독자 운영체제 타이젠(Tizen)을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플랫폼으로 고도화하는 데 나선다. 최근 가전시장은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기 간 연결성과 사용자 경험의 통합이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8일 삼성전자와 삼성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타이젠에 AI를 내재화 기기 간 연결성과 앱 생태계를 강화하는 등 플랫폼 고도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운영체제의 자립성과 기술 내재화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서도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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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원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에게 삼성 타이젠 OS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타이젠은 삼성전자가 개발한 리눅스(Linux) 기반의 운영체제(OS)다. 삼성의 스마트TV, 냉장고, 전자칠판, 디지털 사이니지 등 다양한 제품군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삼성 스마트TV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대부분 타이젠 OS로 구동되고 있다. 오픈소스 기반이라 외부 개발자나 파트너사도 자유롭게 앱을 개발할 수 있어 생태계 확장에도 유리한 구조다.
그동안 삼성 가전의 AI 기능은 대부분 단일 기기 또는 특정 앱 수준에서 작동하는 '덧붙여진 기능'에 머물렀다. 삼성은 앞으로 AI를 단순한 보조 기능이 아니라, 플랫폼 전반에 내재화(Deep Integration)해 운영체제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하나의 기기뿐 아니라 여러 디바이스가 사용자의 상태와 맥락을 AI로 판단하고, 스스로 연동·반응하는 구조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플랫폼 차원의 AI 내재화는 타이젠 OS의 진화이자, 삼성의 스마트 디바이스 전략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기술이 '엣지(Edge) AI 기반 멀티 디바이스(Multi-Device) 서비스 플랫폼'이다.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자체에서 AI가 작동하도록 구현해, 사용자의 환경 변화에 빠르고 안전하게 대응하는 차세대 스마트홈 기술이다.
기존에는 인공지능 기능이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돼 반응 속도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삼성은 이를 극복하고자 TV를 비롯한 가전 등 각 디바이스에 AI 기능을 분산 탑재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작동하는 구조로 고도화한다.
삼성은 이를 통해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 경험을 한층 더 지능화하고, 네트워크 연결 여부에 관계없이 안정적이고 빠른 반응을 제공하는 'AI 중심의 생활환경'을 구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외출 모드'를 설정하면 조명과 에어컨이 꺼지고 로봇청소기가 작동하는 시나리오가 자동 실행된다. '취침 모드', '영화 감상', '기상'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사용자 맞춤형 연동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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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AI] |
삼성은 또 타이젠 OS에서도 안드로이드 앱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스마트TV와 냉장고·세탁기 등에는 타이젠 OS를 각각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앱 호환성이나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분절된 경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젠 플랫폼에서도 안드로이드 앱이 실행될 수 있도록 'Android on Tizen'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두 플랫폼 간의 장벽을 기술적으로 해소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제품과의 앱 호환성과 사용자 경험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안드로이드 앱을 타이젠 기반의 스마트TV나 냉장고 화면에서도 끊김 없이 실행할 수 있다"며 "삼성은 타이젠을 중심으로 AI 주도권 확보와 플랫폼 자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