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교황 레오14세의 즉위 미사가 오는 18일(현지시간)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릴 것이라고 교황청이 9일 밝혔다.
즉위 미사에는 전 세계 각국의 종교 지도자들이 초대되며 이는 교황직의 공식 출범을 의미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교황의 첫 일반 알현은 21일 이뤄질 예정이다. 교황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수요일 오전에 일반인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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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가 9일(현지시간)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교황청은 이날 "새 교황은 현 바티칸 고위 관료들이 당분간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며 "주요 직위에 대한 인사는 시간을 갖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칸의 주요 직위 임기는 5년이지만 새 교황이 즉위하면 자신의 뜻에 따라 새 인물로 교체한다.
바티칸 안팎에서는 레오 14세가 전날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콘클라베 이틀째 만에 교황으로 선출된 과정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14억 명의 신자를 가진 가톨릭 교회는 절대로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 출신의 교황을 뽑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의 관념을 깨고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교황이 됐다는 점, 그것도 콘클라베 이틀째 만에 네번째 투표에서 선출됐다는 점 등이 큰 호기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번 콘클라베는 전 세계 70개국에서 133명의 추기경이 참석해 역사상 '지리적으로' 가장 다양한 콘클라베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3년의 경우 48개국에서 115명이 참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대 가톨릭 역사상 가장 짧은 콘클라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추기경들이 세상과 단절된 상황에서 투표를 실시하고 비밀을 지키기로 맹세한 콘클라베 특성을 고려하면 레오 14세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추기경단 3분의 2의 득표를 얻었는지는 전혀 밝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 레오 14세는 이날 오전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첫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에는 전날 그를 교황으로 선출한 추기경들이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미사에서 "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혀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교회는 건물의 웅장함이 아니라 신도들의 거룩함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이 어리석고 약하고 지성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많은 환경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과 돈, 성공, 권력, 쾌락과 같은 안전 장치가 선호되는 환경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는 복음을 전파하고 그 진리를 증거하기가 쉽지 않고, 신자들은 조롱과 반대, 멸시를 당하거나 기껏해야 관용과 동정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그런 곳은 우리의 선교 활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앙이 부족하면 삶의 의미 상실, 자비의 무시, 인간 존엄성의 끔찍한 침해, 가족의 위기 등 우리 사회를 괴롭히는 수많은 상처가 비극적으로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나는 교회 전체를 위한 충실한 관리자로서 봉사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