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고정 수익을 추구하는 월가 투자자들이 가격 변동성이 극심해진 장기 국채에서 단기 국채로 갈아타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가 현지시간 1일 보도했다.
매체는 투자자들이 올해 가장 선호하는 상품 중 하나로 초단기 국채 ETF를 꼽았다.
채권EFT기업인 본드블록스(BondBloxx)의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인 조안나 갈레고스는 "장기 및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시장 불안과 변동성이 팽배해졌지만 중단기 국채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덜하고 수익률(yield)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들어 20년 만기 국채의 토탈리턴(총 수익률)은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다섯 번이나 오갔을 만큼 변동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동성 심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야기할 인플레이션 우려와 트럼프 감세 정책에 따른 재정적자 우려를 배경으로 한다.
단기물의 경우는 사정이 낫다. 현재 3개월 만기 재정증권 수익률은 4.3%를 넘어서고 있는데, 높은 금리 매력에다 외풍에 강한 내구력을 겸비해 인기가 높다. 2년짜리 단기 국채도 마찬가지다.
이런 양상은 미국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 자금 동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초단기 국채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두드러진다.
잔존 만기 3개월 미만의 국채에 투자하는 ETF인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티커-SGOV)'와 'SPDR Bloomberg 1-3 T-Bill ETF (BIL)'의 경우 운용 자산 규모가 2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둘은 올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10대 EFT에 랭크됐다.
시장 정보업체 ETF액션닷컴(ETFAction.com)에 따르면 올 들어 블랙록이 운용하는 SGOV보다 많은 투자금이 유입된 ETF는 뱅가드 그룹(Vanguard Group)이 운용하는 S&P500 ETF (VOO)가 유일하다. 뱅가드가 자체 운용하는 '단기물 국채 ETF(BSV)' 역시 올 들어 40억달러 넘는 자금을 빨아들였다.
스트래티가스 증권의 선임 ETF 및 기술적 전략가인 토드 숀은 "현재 롱 듀레이션 전략은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숀 전략가는 "장기물 국채와 회사채의 퍼포먼스(토탈리턴)가 작년 9월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금융 위기 때를 제외하고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만기가 7년 넘는 채권은 모두 처분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렌 버핏도 여기에 동의한다. 최신 JP 모간 보고서에 따르면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1년 미만의 재정증권(T-bill)에 대한 투자를 두배 늘렸다. 버크셔의 해당 보유 규모는 전체 재정증권 시장의 5%를 차지할 정도다.
한편 본드블록스의 갈레고스 CEO는 "포트폴리오 배분의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채권으로 다변화를 꾀하지 않고 여전히 특정 빅테크 비중이 높은 지수에 집착하고 있는 게 걱정"이라면서 "그들은 두자릿 수익률에 익숙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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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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