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번호이동 건수 93만건...SKT 해킹 사고 이전 대비 77% 증가
KT·LGU+, 갤 S25·아이폰 16 지원금 인상...SKT도 기변 지원금 상향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SK텔레콤의 신규 영업이 정지된 지 한 달이 돼 가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지원금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SK텔레콤의 가입자가 대규모로 이탈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에서 이들 가입자를 유치하려고 하고 SK텔레콤도 가입자 이탈 방어를 하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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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동통신 3사 간 지원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통신 대리점을 지나고 있는 시민의 모습. [사진= 뉴스핌DB] |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5월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간의 번호이동은 93만건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이전인 지난 3월에 비해 77% 증가했다.
최근 5년 동안 월 번호이동 수치는 60만명을 넘은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이는 SK텔레콤의 해킹 사태로 인해 가입자들이 대거 번호이동 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19만여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15만여명이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발생 이후 45만명 가량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 갤럭시 S25에 대한 지원금을 최대 70만원으로 상향했다. 앞서 KT가 역시 갤럭시 S25에 대해 지원금 70만원을 책정하자 이에 대응한 것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가입을 받을 수 없어 기기변경 시 지원금만 받을 수 있다. 신규 및 번호이동 영업이 중지된 대리점과 달리 판매점에서는 신규와 번호이동 가입이 모두 가능하다.
KT와 LG유플러스도 아이폰 16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하면서 가입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KT는 아이폰 16에 대해 지원금 최대 70만원을, LG유플러스는 이보다 더 많은 최대 90만원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아이폰 16이 출시된 이후 지원금 최대 45만원을 책정한 이후 올해는 아이폰 공시지원금을 올리지 않고 있다.
다만 기기변경에 대한 지원금 인상으로 기기변경 수는 과거 평월 대비 30~40% 늘었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오는 7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면 지원금 경쟁이 더욱 불 붙을 가능성도 나온다. 갤럭시 Z 폴드, 갤럭시 Z 플립 신규 모델의 출시도 예정돼 있어 지원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신규 영업 재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신규 영업 중지의 이유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고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유심 교체에 집중하기 위함이었고 이러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1일까지 누적 유심 교체 인원 575만명, 잔여 예약 고객 344만명을 기록 중이다. SK텔레콤은 6월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해 1000만명 이상의 유심을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신규 영업 재개에 대해 "유심 교체 예약자들이 만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신규 영업 정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신규 영업 정지 해제에 대해 과기정통부와 협의하기 보다는 예약자들에게 유심 교체를 안내하고 최대한 교체율을 높여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교체에 속도를 낸다면 정부와 협의할 시점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와 번호이동을 할 수 있는 판매점에 대한 지원금과 장려금 인상은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한 목적이다.
임 사업부장은 "경쟁사에서 지원금과 장려금을 상향해 판매점의 영업을 위한 방어수단으로 장려금을 인상하게 됐다"며 "기변 고객을 케어하고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