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장생탄광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일본인 노동자 47명 등 183명 수장
"희생자 유골이 수습되고 고향에 안치될 때까지 한국과 일본이 함께 노력해야"
[대구=뉴스핌] 김용락 기자='장생탄광(長生炭鑛) 희생자 귀향 추진단'(이하 귀향 추진단)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 동안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장생탄광을 방문하고 오늘 오후 귀국했다. 이번 제5차 방문단에는 귀향 추진단 대표인 최봉태 변호사, 단장인 조덕호 대구대 명예교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준혁 의원, 이상식 의원과 홍의락 전 의원을 포함해 총 72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지난해 7월 15일 자생적 1차 방문단의 방문 이후 지금까지 5차 방문단의 방문 목적은 일제 강점기이던 1942년 2월 3일 장생해저탄광의 갱도가 무너져 한반도 강제징용 출신 노동자 136명, 일본인 노동자 47명 등 총 183명이 수장당한 후 지금까지 유해가 발굴·반환되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19일 오후 현지 바다에서 실시된 일본 잠수사들의 다섯 번째 유해 발굴현장을 참관하고 발굴된 유해의 귀향을 추진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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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용락 기자]장생탄광 희생자 귀향 추진단의 기자회견 광경. 2025.06.20 yrk525@newspim.com |
오후 3시, 30도를 넘는 뙤약볕 아래 모래 사장에서 발굴현장을 지켜보던 100여 명의 한국인과 일본인들은 유해 발굴이 실패로 드러나자 깊은 탄식을 흘렸다. 김준혁 의원은 "한국 노동자 유해들이 한국인 잠수사들의 손에 의해 발굴되고 싶어서 이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가 보다. 이제 우리나라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반드시 유해를 우리 손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동참한 시민들을 위로했다.
귀향 추진단은 지난 2005년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 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았던 최봉태 변호사가 관심을 갖고 수십년 간 사태의 진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후 일본 유족과 일본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우베시가 유골조사(2024.6.)와 해저탄광 갱구를 발견하기 위해 해변가 주변 청소(2024.7.15.)를 하자, 우리나라도 힘을 보태고자 최 변호사는 대구시민 29명과 함께 현지 참여한 것이 제1차 방문이었다. 이번 5차 방문까지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가 연인원 250여 명에 달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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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용락 기자]갱구와 멀리 바다 위에 보이는 두 개의 피야(환풍구)모습.2025.06.20 yrk525@newspim.com |
귀향 추진단은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18일 오후 5시 40분 부산항 선착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정부는 확보된 일본 예산을 활용해 민간인들이 조사한 성과를 기초로 유골 발굴에 즉각 나서기를 촉구"하는 한편 "이재명 정부 역시 장생탄광 희생자 유골수습에 노력하고 있는 일본 시민들의 이재명 대통령 면담 요청에 응답해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것"을 촉구했다.
귀향 추진단은 2박 3일 일정 중에 장생탄광 피야(공조용 굴뚝), 희생자 추모탑 관람 및 추모식, 장생탄광 갱도입구를 관람하고 춤꾼 박정희의 진혼무, 작곡가 겸 가수 이종일이 '아침이슬' '고향의 봄', 일본인 가수 다카시 미가타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불러 참석자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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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용락 기자] 장생탄광 희생자 추모탑에서 추모행사 장면.2025.06.20 yrk525@newspim.com |
이번 행사에 대해 최봉태 대표는 "이런 행사를 통해 한·일관계를 우호적으로 나아가게 하고, 한·일간의 우호적인 관계는 양국 간의 평화인프라를 구축해서 장생탄광을 비롯해 강제합병으로 발생한 과거사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조덕호 5차 방문단 단장은 "희생자 유골이 수습되고 고향에 안치될 때까지 한국과 일본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번 행사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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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용락 기자]수몰된 장생탄광의 유해발굴 모습을 지켜보는 한·일양국 시민들과 언론인. 2025.06.20 yrk525@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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