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세액공제 조기 종료…수익성 악화 대응 비상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미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시 제공하던 세액공제를 오는 9월 말까지만 적용하기로 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조금이 사라지면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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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
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안을 확정하면서 현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9월 30일로 종료된다.
당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지만 하원에서 올해 연말까지로, 상원에서는 올해 9월까지로 기간을 당겼다.
IRA는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리스할 경우 차량 1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중고 전기차 구매 시에는 1대당 4000(500만원)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전기차 가격 인하 효과로 이어져 미국 보급률 확대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조기 종료 결정으로 인해 10월부터는 신차·중고차를 막론하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해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단기적 충격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수년간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온 만큼 전기차 판매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공장 가동률 하락, 재고 부담, 수익성 악화 등 연쇄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세액공제가 사라지면 소비자 입장에선 과거보다 훨씬 비싸게 전기차를 구매해야 하는 셈"이라며 "전기차 보급 속도 둔화는 물론 신차 구매 자체를 미루는 수요 공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조금이 사라지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 구매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공장 가동률 조정, 생산라인 유연화, 시장 다변화 등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IRA 세액공제 종료와 별개로 생산자 대상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기존대로 유지된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나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에 대해 생산량 기준으로 세액을 공제하는 제도로, 셀 1㎾h당 최대 35달러, 모듈은 10달러 수준의 혜택이 제공된다.
하원에서는 AMPC 종료 시점을 1년 앞당기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상원이 이를 삭제하면서 원래대로 2032년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대상 세액공제는 조기 종료됐지만, 생산자 입장에서의 세제 혜택은 이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수익성 기반을 일부 방어하면서도 전방 시장 위축에 따른 단기 물량 조정 등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보조금 조기 종료 조치가 단순히 단기적 수요 위축에 그치지 않고 국내 배터리 3사의 중장기 전략에도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이 업계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은 세액공제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보조금이 사라지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층의 이탈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현지 합작공장 가동률 조정, ESS(에너지저장장치) 등으로 생산라인 전환, 유럽·아시아 등 타지역 수출 확대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내 생산 인센티브(AMPC) 유지가 당분간 수익성 방어에 기여하겠지만, 전방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신규 투자와 고정비 부담, 재무 건전성 관리 등 전사적 경영 전략의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배터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MPC 유지로 인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손익에 미치는 타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수요 기반이 흔들릴 경우 전반적인 투자 및 생산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또록 유연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