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줄상향…35만~37만원 속속 등장
2Q 영업이익률 45% 육박…DDR4 가격 인상 효과
순현금 전환 땐 조기 주주환원 가능성 '솔솔'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30만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한 데다 구형 DDR4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폭발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연내 순현금 전환에 성공할 경우 조기 주주환원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 가량 오른 30만500원에 도달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2001년 사명 변경 이후 최초로 30만원 선을 돌파한 바 있다. HBM 초격차에 따른 실적 성장, 구형 D램 공급 중단에 따른 가격 급등 효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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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텔 AI 서밋에서 선보인 HBM4 모형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HBM 판매량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시장 점유율 격차를 크게 벌렸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경쟁사가 HBM3E 12단 인증 일정을 연말로 또 미루며 사실상 시장 진입에 제동이 걸린 사이, SK하이닉스는 수율(60% 중후반)과 양산 능력을 앞세워 올해 HBM 출하량을 작년의 두 배 이상으로 키웠다.
내년부터는 판도가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HBM4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며, 엔비디아 공급망에서만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 추정도 줄줄이 상향됐다. BNK투자증권은 내년 SK하이닉스의 매출을 99조원, 영업이익을 41조원으로 기존보다 10%씩 상향 조정했다. 특히 HBM 매출이 올해 약 33조원에서 내년 55조원으로, 영업이익은 올해 18조원에서 내년 26조원으로 전체 D램 매출과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 주가 상향도 이어지고 있다. BNK투자증권과 흥국증권은 목표주가를 35만원으로 상향했다. 최근 UAE와 사우디,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SK하이닉스의 HBM 수요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LS증권은 목표주가를 36만원, 상상인증권은 37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더해 구형 D램 시장에서도 공급 축소와 가격 급등이 이어지며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은 DDR4와 LPDDR4X를 단계적으로 단종할 계획을 확정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에 따른 공급 축소로 DDR4 계약 가격은 올 3분기 10~15%, LPDDR4는 23~2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3대 D램 업체 중 가장 늦게 DDR4를 단종할 계획이라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며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수요가 탄탄한 상황에서 DDR4 재고 확보 경쟁이 붙자 SK하이닉스가 마지막까지 가격 프리미엄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주가가 상단을 터치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예상 영업이익은 45조9000억원으로, 올해 보다 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해 37.6%로 고점을 기록한 후 내년 30% 초반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까지 ROE를 높일 만한 투자 집행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8조9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 매출액이 20조원으로, 영업이익률은 무려 45%에 달한다. 이에 따른 추가 환원을 기대하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1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를 재무 건전성 강화에 우선 활용하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일부 조기 환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내 순현금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적인 환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