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영장심사
특검팀, 김예성 체포영장 청구 및 강혜경 조사 등 수사 속도
법조계 "우선 기소 뒤 추가 수사 전망"…일각선 "신분상 부담" 우려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대해 김건희 특별검사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이어, 김 여사 '집사 게이트' 관계자의 소환이 임박하는 등 특검의 수사 칼날이 김 여사를 가리키고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 소환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특검팀이 수사 결과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소환 및 신병확보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팀)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집사 게이트' 관련 재계 인사들에 대한 소환도 임박했다. 사진은 김 여사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
◆ '집사 게이트·삼부토건' 수사 급물살…나머지 수사도 '차근차근'
김 여사 관련 사건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삼부토건 주가 조작 사건'이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삼부토건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한 뒤, 주요 참고인 및 피의자 조사를 거쳐 지난 14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등 전현직 삼부토건 경영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7일 진행된다.
특검팀이 이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경우 김 여사가 관련된 주가 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집사 게이트 의혹 수사 또한 탄력이 붙었다. 특검팀은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 여사의 최측근인 김예성 씨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또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김익래 전 다우키움 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소환조사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사건', '공천개입 사건' 등 수사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양평 고속도로 사건과 관련해 특검팀은 전날 국토교통부와 용역업체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이날 용역업체 관계자 5명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오는 16일에는 국토부 서기관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오는 16일 공천개입 사건과 관련해 '최초 제보자'인 강혜경 씨도 소환해 조사한다. 또 특검팀은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해 이날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법당 등 10여 명의 주거지,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 법조계 "소환조사 및 신병확보 먼저하는 것 유리"
![]()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건진법사 전성배 씨 법당에 압수수색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최지환 기자] |
특검팀의 수사 개시 이후 압수수색과 출국금지에 이어 첫 구속영장 청구까지 이어지면서, 김 여사 소환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특검팀이 일부 사건에서 김 여사의 확실한 혐의를 포착한다면 소환 및 신병확보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먼저 진행된 사건에서 김 여사의 혐의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소환조사에 이어 신병확보부터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우선 확실한 사건으로 기소해놓고 나머지 사건은 추가 기소를 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또 구속기간이 6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구속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나눠서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변호사도 "모든 수사를 다 진행한 뒤 정점으로 지목된 김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는 것보다, 굵직한 사건에서 확실한 혐의가 있다면 일단 구속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가는 방식이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속되기 전과 구속된 후 진술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특히 핵심인물에 대한 신병확보가 늦어지면 핵심인물끼리 말을 맞추는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일각에선 특검팀이 김 여사 소환조사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은 "단순히 제안자나 정치적 책임자를 먼저 소환하기보다 실무자와 관련자 조사를 통해 행정적 결정의 실체와 배경을 충분히 파악한 뒤, 윗선을 부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실무진, 책임자, 윗선 순으로 수사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전했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는 "의혹이 많다고 해서 중간중간 일부 혐의로 여러 차례 부르는 것은 영부인이라는 신분상 부담이 크다"라며 "특검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압축·집중적으로 몇 차례 불러서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당장 다음주 소환될지 관심이 모이지만, 현재까지 김 여사 소환 일정에 대해서 당장 논의되고 있는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