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독일의 글로벌 보험사인 알리안츠의 올리버 베테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독일이 다시 한번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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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베테 알리안츠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베테 CEO는 이날 연례 미디어 브리핑에서 "중앙정부가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독일은 10년 안에 사회보장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며 그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다시 1997년으로 되돌아갔다. 당시 독일은 '유럽의 병자'로 불렸다"고 말했다.
베테 CEO는 "실업률이 그때보다는 훨씬 낫지만 의료와 복지 비용이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결국은 붕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예측에 따르면 10년 안에 우리 사회보장시스템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독일은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의료비 지출이 매년 6~8%씩 증가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독일 경제는 지난 2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사회보장에 대한 공공지출은 비교적 완만한 속도로 늘어났지만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학자들은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에 도달함에 따라 독일 연금 제도의 재정 적자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테 CEO는 "우리의 연금 시스템은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으며 높은 수익률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의 첨단 테크주 등에 대한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와 테슬라 같은 회사의 가치가 4조 달러에 달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며 "포트폴리오의 상당 부분을 이런 것들에 투자하는 게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투자에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FT는 "지난 2014년부터 유럽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이자 자산운용사 핌코의 모회사인 알리안츠를 이끌어 온 베테는 독일에서 거침없는 견해로 정평이 나 있다"며 "그는 이전에도 상속세 인상과 유급 병가 지급액 감축 등을 주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