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전년비 71.7% 감소
캐나다·광양·포항 공급망 강화 속도
부채비율 139%→105%로 개선 전망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포스코퓨처엠이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배터리 핵심소재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
실적 부진과 차입 부담 등 재무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캐나다 등 해외와 국내 주요 거점에 대한 선제 투자로 중장기 성장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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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세종음극재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유사증자 발행가액을 주당 9만6400원으로 확정했다. 1차 예정 발행가(9만5800원)보다 0.63% 높은 수준으로 총 발행 금액은 1조1070억원이다. 유상증자 일정은 오는 21~22일 구주주 청약 이후 잔여 물량은 24~25일 일반 주주에게 배정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캐나다 양극재 합작 공장,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구형흑연 공장 구축 등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양·음극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투입할 예정이다. 공급망 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자금 집행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609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8%, 71.7% 줄어든 수치다. 특히 에너지소재사업 약화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재고평가손실 및 광양 전구체 공장의 초기 가동비용이 반영되면서 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플랜트 고객사 보수·신설 물량 증대, 라임·화성사업 설비개선 및 판매량 증대에 따른 비용감소로 기초소재사업의 선전해 가까스로 적자를 피할 수 있었다.
잇따른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구조에도 부담이 커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3조1936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2.1% 증가했고, 순차입금비율도 93.9%로 8.1%포인트 올랐다. 현금 유입보다 투자가 앞서며 2020년까지 유지해오던 순현금 기조가 깨졌다.
하지만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확보로 포스코퓨처엠의 재무 건전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대비 부채비율이 낮아져 재무 건전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 대금은 현금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기업 내 현금비중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유동성 비율도 호전된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부채비율은 기존 139%에서 약 105%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도 7.9배로 낮아져 당장 신용등급 방어와 중장기 추가 투자 여력이 추가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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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실탄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해 업계 1위로 올라설 계획이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하반기 실적 반등과 신규 사업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이번 유상증자가 단순한 재무 안정화 차원을 넘어 장기 경쟁력 강화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선제적 자본 조달이 향후 시장 변화 대응력 강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증자에 따른 희석 우려가 있지만, 포스코퓨처엠이 실적 반등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이뤄낸다면 이번 증자는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증자가 글로벌 공급망 선점의 포석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하반기 전구체 공장이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가동률 개선에 따른 수익성 회복 역시 추가 모멘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