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광복 80주년 맞아 특별전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 손기정 선수의 삶과 발자취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연다.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뛴 마라토너 손기정이 남긴 흔적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24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는 광복 80주년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사전 공개회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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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전시 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07.24 moonddo00@newspim.com |
이 자리에 참석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일제강점기, 조국이 아무런 힘이 없을 당시에 이뤄낸 손기정 선수의 승리는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됐고 현재 우리에게도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화적 번영은 우리 선배 세대의 치열한 노력에 의해 세워진 것이다.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승리를 이루었던 투지를 기억하고 헌신한 삶을 통해 우리도 후배 세대를 위한 토양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손기정 선수가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한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로, 오는 25일부터 12월 28일까지 상설전시관 기증 1실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인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는 1947년 백범 김구 선생이 서윤복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축하하며 써준 '족패천하'에서 인용한 것이다. 이 전시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과 월계관, 특별 부상품이었던 고대 그리스 투구를 비롯해 손기정 선수의 여정을 함께한 전시품 18건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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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뉴욕타임즈 기사 'Korean' 부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07.24 moonddo00@newspim.com |
이번 전시에는 대한민국 역사 박물과 소장품으로 처음 소개되는 8월 10일자 올림픽 우승 다음 날 뉴욕 타임즈의 기사가 전시돼 있다.
기사에는 "일본인이 마라톤을 제패했다"고 써있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120파운드(약 54kg)의 청년이 왜소한 몸으로 결승선에 다다랐다. 고통의 기색도, 기쁨의 표정도 없는 뾰족하고 굳은 얼굴이었다"고 묘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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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손기정이 기증한 청동투구. [사진=뉴스핌] 2025.07.24 moonddo00@newspim.com |
특별전이 열리는 상설전시관 기증 1실은 손기정 선생이 기증한 '청동투구'를 단독 전시해온 공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동투구'와 더불어 손기정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금메달'과 '월계관', '우승상장'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념 특별전 이후 14년 만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처음으로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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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월계관과 금메달. [사진=뉴스핌] 2025.07.24 moonddo00@newspim.com |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를 위한 특별 부상품인 '청동투구'를 50년 만에 돌려받은 손기정은 이 투구는 "나만의 것이 아닌 우리 민족의 것"이라며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우승 상장에는 여전히 손기정의 일본식 이름인 '손기태'와 국적 '재팬(JAPAN)'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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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1936년 8월 15일 손기정 서명엽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07.24 moonddo00@newspim.com |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손기정이 직접 한글로 서명한 엽서도 처음으로 소개된다. 손기정은 외국인 팬들에게 사인을 요청받을 때마다 '손긔졍'이라 쓰며 자신이 한국인임을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 이 엽서는 그의 강한 정체성과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기록물이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해 손기정의 올림픽 우승 순간을 재현했다. 일장기를 달고 뛰어야 했던 1936년의 슬픈 얼굴, 그리고 훗날 한국 국적으로 출전한 제자 서윤복과 함께 보스턴 마라톤을 달린 장면이 나란히 연출된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