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8월 공급대책…3기 신도시·고밀 개발 추진 탄력
유휴부지 활용 방안 관건…정비사업 규제 완화 첫 대책서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과열됐던 서울 집값이 진정된 가운데 주택 공급 확대 방안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요 억제책으로 최근 거래량 감소와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가격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구조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새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와 취임식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후속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책에는 3기 신도시 사업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용적률 상향 또는 유휴부지 활용과 같은 실질적인 공급 확대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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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면 8월 공급대책…3기 신도시·고밀 개발 추진 탄력
27일 관가 및 업계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29일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르면 다음달 중 주택 공급책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한 달도 안 돼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가파르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가 줄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 수요 억제를 통한 단기적 진정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못한다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추가적인 발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적으로 지금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건설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총 32만8000가구 규모의 이 사업은 일부 지역에서 착공이 이뤄졌지만 각종 인허가 지연과 기반시설 조성 난항 등으로 인해 사업 진척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남양주 왕숙(7만5000가구), 하남 교산(3만7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부천 대장(1만9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등이 지난해부터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실제로 이들 신도시 공급물량의 본청약은 예정보다 2년 가량 지연됐고 입주 역시 미뤄졌다. 정부는 이들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부지 내 군부대와 기업체 공장 이전과 같은 장애 요인 해소에 주력할 방침이다.
용적률 상향, 건폐율 조정 등을 통해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이 4기 신도시 신설에 선을 그은 만큼 추가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 때 두 차례 공급대책을 통해 고밀 개발(용적률 상향), 주택용지 확대로 3기 신도시 공급 물량을 기존 계획보다 5만가구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동안 정부가 바뀌었지만 이를 토대로 추가적으로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 유휴부지 활용 방안 관건…정비사업 규제 완화 첫 대책서 가능성도
3기 신도시 외에도 김포한강2, 서리풀 등 신규 택지지구 역시 공급 확대의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지정된 일부 신규택지 가운데 입지가 양호한 곳의 주택용지 비율을 늘리고 기존보다 높은 용적률을 적용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기존 공급 계획의 물량만으론 중장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조치로 실질적인 물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방안도 대책의 주요 축으로 거론된다. 유휴부지는 접근성과 기반시설 측면에서 장점이 크지만 토지 소유권 문제, 지역주민 반발 등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 함께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현 정부는 주택사업에 공공성 확대 기조를 갖고 있는 만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은 규제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이번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선 제외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에선 6·27 대책으로 인해 수요 측면에서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린 만큼 공급 측면의 적극적인 대응 없이는 시장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수도권의 중장기 수요를 고려했을 때 선제적인 공급 확대가 없다면 가격 상승 압력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대책 발표 시점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정치인 출신이라 현안 파악을 할 때까지 대책 시행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정치인 출신이었던 원희룡 국토부 전 장관의 경우 실제로 5월 취임 이후 석달이 지난 후 첫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새정부 주택공급대책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로 꼽히는 이상경 국토부 1차관이 주도할 것이란 시각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대출 규제로 수요만 억누르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며 "이제는 구조적인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정책의 중심이 옮겨가야 할 시점인데 실행력 있는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 출신인 장관인 만큼 현안 파악에 시간이 걸리는 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수요억제책이 발동된 상태에서 공급 방안이 늦어지면 시장 불확실성만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