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기념 공연 무대...밴드 터치드, 먼데이필링과 함께 공연
데뷔 48년에도 젊은 세대와 공연..."왕관 내려 놓은게 롱런 비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K뮤직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인간의 감성과 질문을 담아야 하지요. 우리가 가진 언어, 정서, 역사, 그리고 국악과 같은 전통은 K뮤직이 더 넓고 깊게 뻗어갈 수 있는 자산입니다".
올해 데뷔 48년을 맞는 한국 록 밴드의 전설 김창완이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국문화원(원장 김천수)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날 밤 뉴욕 링컨센터 댐로쉬파크에서 개최되는 'K-뮤직 나이트' 공연에 신예 밴드 '터치드'와 '먼데이필링'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뉴욕 한국문화원과 한국 콘텐츠진흥원이 링컨센터와 공동으로 개최한다.
김창완은 이날 간담회에서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K-뮤직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특히 "한글은 영어권 언어와 전혀 다른 구조를 지닌다. 그 새로움이 세계 음악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뮤직은 그렇게 스쳐 지나가도 누군가의 가슴에 선명한 흔적을 남기는 음악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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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후 포즈를 취한 먼데이필링의 리더 이안(왼쪽부터), 김창완, 터치드 보컬 윤민, 드럼 김승빈, 베이스 존비킴, 키보드 채도현. [뉴욕한국문화원 제공 ] |
김창완밴드는 이날 공연에서 대표곡 '너의 의미', '회상', '어머니와 고등어' 등 향수를 자극하는 곡들과 함께 '제발 제발', '기타와 오토바이 타자' 같은 실험적인 레퍼토리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이번 무대는 단순히 인기곡을 재현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국 음악의 낯섦과 정서를 세계 관객과 나누는 자리"라고 말했다.
밴드 터치드의 보컬 윤민은 자신들의 음악적 개성에 대해 "강렬한 개성과 자신감 있는 라이브가 우리의 무기"라면서 "우리를 낯설게 보는 사람들한테 우리도 우리의 낯설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윤동주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곡 '불씨'를 이번 무대에 올린다면서 "독립에 대한 열망과 한국 정서를 해외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먼데이필링의 리더 이안은 "K팝이 열어준 세계 무대에 우리가 가진 감성과 다양성으로 진입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AI 시대의 음악 환경 변화에 대한 질문에는 김창완이 "밴드 음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화학 반응, 라이브의 생동감에서 존재한다"며 "이는 기계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겪는 위기감이야말로 록 음악이 되살아나는 자양분"이라며 "사람들이 절박할수록 음악은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김창완은 데뷔 48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젊은 세대와 후배 가수들과 함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가수로서 히트록이 있는 것은 영광이고 일종의 왕관인데, 코로나 시기 공연도 할 수 없는 시기에 그런 것을 벗어 버렸다. 낡은 옷을 계속 입고 있었다면 이렇게 젊은 밴드들과 함께 활동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자작시 '내 노래'를 낭독하며 "사라지는 음악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일깨운다"고 전하면서 "K뮤직이 누군가의 가슴에 잊히지 않을 흔적을 남기는 음악이 되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