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츠 獨 총리 주재로 화상 회의...트럼프-유럽 정상들 공동전략 합의
유럽측 "5가지 협상 원칙 제안에 트럼프 수용"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유럽 주요 정상들은 13일(현지 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회의를 통해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휴전이 전제가 되어야 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화상 회의는 오는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주재로 마련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 베를린에서 메르츠 총리와 함께 회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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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유럽 정상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8.13. ihjang67@newspim.com |
메르츠 총리는 회의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건설적이고 훌륭한 대화였다"며 "우크라이나 평화에 대한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지켜야 할 5가지 원칙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후속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참여해야 하고, 휴전이 성립되기 전에는 영토 교환 등 구체적 평화 조건 논의 금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 양도 가능성은 검토하되 러시아의 점령지에 대한 법적 인정은 불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안전보장과 서방의 지원 보장 등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유럽의 입장을 이해했다며 "금요일 앵커리지에서 (미·러 정상회담이)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휴전이 회담의 핵심 주제가 되길 바란다"면서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재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을 계기로 휴전을 달성하려는 의지가 매우 명확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젤렌스키 대통령만이 결정하고 협상할 수 있다면서 "영토 양보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안전 보장과 반드시 연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 센터 행사 후 기자들에게 "매우 좋은 통화였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통화에 함께했고, 나는 이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매우 우호적인 대화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이 잘 진행되면 곧바로 젤렌스키 대통령도 참여하는 3자 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전쟁 중단을 촉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