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 관세 부과 뒤 美발 주문 급감...공장 가동 중단 잇달아
印 정부,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하며 이자 보조금 등 추가 지원 조치 검토 중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의 고율 관세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인도 철강 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대량 해고와 공장 줄폐쇄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도이체 벨레(DW)가 2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인도 철강 산업의 주요 거점인 콜카타 소재 공장들은 최근 잇달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신규 주문이 끊기거나 주문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인도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미국에 45억 6000만 달러(약 6조 3534억원) 규모의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대미 수출액 865억 1000만 달러 중 약 5.3%를 차지하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당초 미국 관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1억 4500만 톤 중 9만 5000톤을 수출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겠냐"며 전체 생산량 중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선 업계 반응은 다르다. 국내 자동차 및 건설 시장에 의존하는 마하라슈트라주나 타밀나두주의 철강 생산업체보다 미국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콜카타 지역의 중소 업체들이 더 큰 생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는 인도 업체들의 어려움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미 수출이 정체를 겪자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이 인도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콜카타 소재 인더스트리얼 캐스팅 코퍼레이션의 RK 다마니 대표는 "일부 고객은 5%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신용 결제를 원하는 고객도 있다"며 "이는 전례 없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수출기구연맹(FIEO)은 미국의 관세로 대미 철강 수출이 85% 감소함에 따라 인도에서 철강 공급 과잉이 발생해 가격이 6~8%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자이 사하이 FIEO 사무총장은 "미국의 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 가운데 중국 등 일부 국가는 가격 인하에 적극적"이라며 "인도 중소기업들은 이에 대응할 만한 여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도 스테인리스강개발협회(ISSDA)에 따르면, 세계 제2대 철강 생산 대국인 인도는 2023/24회계연도(2023년 4월~2025년 3월) 철강 완제품 순수입국이 됐다. 2021~2024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업체들의 줄도산을 우려하고 있는 인도 철강 업계는 정부의 구제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중국산 덤핑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12%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이자 보조금· 대출 보증· 인증 수수료 감면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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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의 한 노동자가 철강관을 쌓고 있다. 2010.02.10 [사진=로이터 뉴스핌]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