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년의 못다 한 꿈, 공직에서 이어진 글쓰기 여정
"짧은 시 속 깊은 관조"...아내와의 인연으로 더 가까운 나태주 시인
동네책방·책동네31과 함께 지역에 활기 불어넣는 '책 문화 네트워크'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1일 다섯 번째로 고른 책은 나태주 시인의 동명 시집이었다. 제목만으로도 위로와 울림을 주는 이 책을 통해 김 지사는 도민과 문학적 공감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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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1일 다섯 번째로 고른 책은 나태주 시인의 동명 시집이었다. [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 SNS] |
김 지사는 덕수상고 취업반 시절, 담임 교사로부터 국문과 장학생 추천을 받을 만큼 책 읽기와 글쓰기를 사랑한 '문학소년'이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문학의 길을 접고 공직에 뛰어든 그는 이후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주요 언론 기고와 3권의 저서로 글쓰기의 열정을 이어왔다.
지난 2011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시절부터 2014년 국무조정실장 퇴임까지 중앙선데이·중앙일보에 칼럼 '김동연의 시대공감'을 연재했으며 세월호 참사 직후에는 '혜화역 3번 출구'라는 글로 희생자 추모와 공직자로서의 반성을 담아낸 바 있다. 이후 아주대 총장 시절에도 '김동연의 유쾌한 반란'을 통해 대중과 꾸준히 소통했다.
김 지사는 이번에 소개한 시집에 대해 "제목 자체가 힐링이 된다"며 "짧은 시 속에서 순수한 사랑과 인생에 대한 깊은 관조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내가 충남 공주에서 직접 만난 나태주 시인에 대해 "소탈하고 따뜻한 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나 시인은 경기도 연천에서도 교직 생활을 한 바 있어 도민들에게 더욱 친숙하다.
김 지사는 아내가 선물 받은 시집 '풀꽃'에 담긴 나 시인의 친필 서명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사랑아."
이어 직접 낭독한 시는 '눈물 찬'이었다. "하늘에 별이 있고 / 땅 위에 꽃이 있다면 / 인간의 영혼에는 눈물이 있지요." 그는 "짧은 시에서도 주옥같은 시구가 누에에서 실 나오듯 쏟아진다"며 감탄했다.
이번 책은 동네 서점에서 직접 구입했다. 김 지사는 "가급적 많은 분들이 동네 서점을 애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0일 수원에서 열린 '책동네31' 북토크 행사에도 참여했다. '책동네31'은 경기도의 독서 장려 정책에 공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문화 네트워크로, 지역 서점을 거점 삼아 토론과 공감을 나누며 지역 공동체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김 지사의 서재에서 소개된 책은 지금까지 ▲박노해의 '눈물꽃 소년'▲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의 '기울어진 평등' ▲김훈의 '하얼빈'▲한상기·하정우의 'AI 전쟁 2.0'에 이어 이번 나태주 시인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가 다섯 번째다.
김동연 지사는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일상에서 시 한 편이 주는 힘이 크다"며 "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도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