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카멀라 해리스 공식 지지 문제삼아
NYT "법적 근거 없고 독립 보도 위협·위축 시도"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언론사를 상대로 또 법적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소속 기자 4명,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를 상대로 150억 달러(20조7000억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장에서 NYT가 2024년 대선에 개입했으며 자신에 대해 '허위이자 명예를 훼손하는 보도를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이 날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서도 소송 제기 사실을 공개하면서 뉴욕타임스를 '급진 좌파 민주당의 사실상 대변인'이라고 비난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법원에 제출된 85쪽 분량의 소장은 NYT가 자신의 대선 상대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식 지지한 점을 문제 삼았다. 또 NYT 기자들이 집필하고 펭귄랜덤하우스에서 출판한 '럭키 루저: 도널드 트럼프가 아버지의 재산을 어떻게 탕진하고 성공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냈는가' 제목의 책과 여러 편의 기사도 명예훼손 근거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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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뉴욕 맨해튼의 뉴욕타임스 본사 건물 전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 대변인은 "정당한 법적 근거가 전혀 없고 독립적 보도를 위협·위축시키려는 시도일 뿐"이라며 "NYT는 위협적인 전술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최근 1년 새 ABC뉴스 및 파라마운트 글로벌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 합의한 사례를 자랑스레 언급했다. ABC 뉴스는 1500만 달러(207억 원)를 트럼프 대통령재단 또는 박물관에 기부하고, 변호사 비용으로 100만 달러(13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지난 7월 해리스 전 부통령을 다룬 자회사 CBS 뉴스의 간판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와 관련해 제기된 소송에서 1600만 달러(221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WSJ은 이번 소송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적대적 관계인 언론사들과 벌이고 있는 갈등의 연장선이라며 수년간 자신을 겨냥한 언론보도를 '가짜 뉴스'라 비난하며 반복적으로 공격해왔다고 짚었다. 이번 NYT를 상대로 한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해온 다수의 명예훼손 소송 가운데 최신 사례로 언론의 자유와 정치 개입 논란을 둘러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