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선두 추격의 중요한 국면에서 깜짝 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팀의 확실한 에이스 코디 폰세 대신 '코리안 린스컴'으로 불리는 윤산흠이 대체 선발로 나선다.
한화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KIA와의 원정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한화의 기세는 무섭다. 3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시즌 성적 70승 3무 53패를 기록하며 1위 LG(81승 3무 50패)와의 격차를 2.5경기 차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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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불펜 투수 윤산흠. [사진 = 한화] |
남은 경기 수와 3번의 맞대결을 고려했을 때 막판까지 총력전을 벌인다면 선두 탈환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10경기 성적에서도 한화는 8승 2패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LG는 5승 5패로 주춤했다.
하지만 팀 일정은 녹록지 않다. 한화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무려 8연전을 소화 중이다. 선발 로테이션도 빡빡하게 운영됐다. 폰세-문동주-정우주-라이언 와이스-류현진이 차례로 등판했고, 순번상 이날은 폰세가 나설 차례였다. 하지만 구단은 예상을 깨고 윤산흠을 선발로 선택했다.
폰세는 올 시즌 17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기고 있는 '리그 최강 에이스'다. 순위 경쟁만 고려한다면 폰세를 하루라도 빨리 내보내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구단은 그의 어깨에 휴식을 주기로 했다. 폰세는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69.2이닝을 소화, 삼성 아리엘 후라도(178.1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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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불펜 투수 윤산흠. [사진 = 한화] |
대신 마운드를 책임지게 된 윤산흠은 '임시 선발'로 낙점됐다. 경기 초반 오프너 역할을 맡아 흐름을 잡는 임무다. 윤산흠은 역동적인 투구폼 덕분에 메이저리그에서 짧지만 강렬한 전성기를 누렸던 팀 린스컴에 자주 비유된다.
윤산흠의 야구 인생은 드라마에 가깝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외면받은 그는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에서 출발해 두산에 입단했으나,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방출됐다. 이후 다시 독립구단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2021년 한화 입단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가까스로 프로 무대에 복귀했다. 수차례 좌절을 딛고 돌아온 과정 덕분에 그는 '낭만 투수'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번 시즌 윤산흠은 9경기에 구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선발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윤산흠이 한화의 '깜짝 카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