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설비투자 정점 우려, 고성장 유지 가능성 시험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NVDA)가 25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시장 기대를 웃도는 분기 실적과 강한 매출 가이던스를 제시했지만, AI 인프라 투자 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주가 반응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26일 장 전 거래에서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은 681억3000만달러로, LSEG 집계 애널리스트 예상치(662억1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급증했다. 회사가 제시한 실적 전망(가이던스) 역시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단기 실적을 넘어 AI 설비투자(capex)의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재너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리처드 클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논쟁의 초점이 단기 실적에서 벗어나 AI 설비투자 지출의 지속성으로 이동했다"며 "AI의 수익화, 기술적 진전, 잠재적 현금흐름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월 초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시가총액은 1조달러 이상 증발했다가 최근 일부 손실을 만회한 바 있다. AI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시장 전반에 확산된 영향이다.
반도체 기업 AMD(AMD) 역시 이달 초 다수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웃도는 가이던스를 제시했음에도, 더 강한 전망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 속에 주가가 17% 하락했다. 나인티 원(Ninety One)의 댄 핸버리 글로벌 전략 주식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현재 광범위한 AI 관련 우려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엔비디아의 핵심 고객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관련 설비투자에 막대한 현금흐름을 투입하면서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경이적인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실적의 질은 견조했다. 엔비디아 매출의 91%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이 성장을 견인했다. 스트리트어카운트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매출은 623억달러로, 시장 예상치(606억9000만달러)를 웃돌았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성능 칩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도 780억달러(±2%)로 제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 전망치(726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클로드는 "780억달러 가이던스는 가장 낙관적인 매수 측 기대치조차 웃도는 수치"라며 "성장 둔화 우려와 달리 4개 분기 연속 가속 성장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시장은 '실적 서프라이즈'와 'AI 투자 피로감' 사이에서 방향성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의 고성장이 이어질지, 아니면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정점을 지나고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