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미란 이사 "금리 대폭 인하해야"…23일 파월 연설 주목
금요일 미국 핵심 PCE 물가 시선집중
이라크 수출 증가·수요 우려에 유가 하락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정치적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 수요가 지속되면서 22일(현지시간) 금값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 유가는 러시아와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졌음에도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되면서 소폭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1.9% 상승한 3,775.1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3일 오전 3시 6분 기준 1.7% 오른 온스당 3,747.0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스티븐 미란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경제 전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주 25bp(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며 추가 완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만 같은 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가 제한적이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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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블룸버그] |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이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펫롭스크 지역의 칼리니브스케(Kalynivske) 거점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킷코 메탈스의 선임 애널리스트 짐 위코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불안정한 지정학적 상황 속에 안전자산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지난주 연준의 금리 인하와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금값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예정된 연준 위원들의 연설, 특히 23일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금요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핵심 지표도 초점이다.
한편, 소시에테제네랄은 월요일 보고서에서 "영국의 계절적 금 매수 둔화 이후 중앙은행 수요가 63톤으로 반등해 2022년 이후 평균 수준을 회복했다"며 이는 금값 강세 심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66.5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1센트(0.2%) 하락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8월 초 이후 65.50~69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만기를 맞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62.64달러로 4센트(0.1%) 내렸다. 거래량이 더 많은 11월물(CLc2)은 62.28달러로 12센트(0.2%) 하락했다.
BOK 파이낸셜 거래부문 수석 부사장 데니스 키슬러는 "트레이더들이 다시 글로벌 원유시장의 공급 과잉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국가들에 대해 더 강력한 관세에 합의하지 않는 한 공급 과잉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두 번째 산유국인 이라크는 OPEC+ 합의에 따라 원유 수출을 늘렸다고 국영 석유 마케팅사(SOMO)가 밝혔다. 또 9월 수출 규모가 하루 340만~345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쿠웨이트 석유장관 타리크 알-루미는 자국 원유 생산능력이 하루 320만 배럴로, 최근 10년 넘게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현지 매체 알카바스에 전했다.
중동에서는 일부 서방국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하면서 긴장이 고조됐고, 동유럽에서는 에스토니아가 러시아 전투기가 지난 금요일 자국 영공을 무단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 사안은 즉각적인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SEB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원유 수요는 3분기에서 4분기, 이어 2026년 1분기로 갈수록 점차 둔화할 전망"이라며 "반면 OPEC+ 산유량은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핵심은 중국이 늘어나는 잉여분을 비축할지 여부"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밀릴 수 있다. 우리는 후자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