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한국의 문인과 예술가를 지속적으로 찍어언 사진작가 육명심(陸明心)이 15일 오전 4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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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사진작가 육명심. [사진 = 유족 제공] 2025.10.15 oks34@newspim.com |
1932년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사범학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지역 신문의 사진콘테스트에서 입선한 것을 계기로 '동아국제사진살롱전', '동아사진콘테스트',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등에서 수상하며 사진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고인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라벌예술대, 신구대, 서울예술대, 홍익대, 상명대에서 후진을 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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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육명심 작가가 찍은 미당 서정주. 쭈그리고 읹은 미당을 너무 자유롭게 찍어서 당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진 = 유족 제공] 2025.10.15 oks34@newspim.com |
고인은 평생 한국 문단의 유명 문인들의 초상을 비롯하여 많은 예술가들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시 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시인 박두진(1916∼1998)을 비롯하여 김춘수, 박목월, 서정주, 구상 등 한국 대표 문인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1972년부터는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를 본격화하며 장욱진 화백, 걸레스님 중광 등 화가와 음악인, 연극인, 영화인을 촬영했다.
1977년부터 평범한 이들의 초상을 기록한 '백민'(白民)' 시리즈를 발표했고, 1985년부터 '장승' 시리즈를 찍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하면서 삶과 죽음에 관한 깨달음의 세계를 펼쳐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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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파격적인 앵글로 찍은 걸레스님 중광. [사진 = 유족제공] 2025.10.15 oks34@newspim.com |
2007년 현대 문인 71인을 찾아가 찍은 인물 사진과 인상평을 엮은 책 '문인의 초상'을 출간했다. 고인은 한국 기록 사진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공로로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사진이론서 '한국현대미술사: 사진'(1978)과 '세계사진가론'(1987), 에세이집 '사진으로부터의 자유'(2005)와 '이것은 사진이다'(2012) 등을 펴냈다.
유족은 부인 이명희(전 청담초교 교장) 씨와 1남 1녀(은정, 현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17일 오전 6시.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