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알리프레시'로 국내 장보기 시장 본격 진출
공산품 강자에서 신선식품까지…로컬-투-로컬 전략 가동
G마켓, 'G2Global'로 번역·관세·물류 원스톱 지원
AI 기반 플랫폼 재건축 선언…2027년 글로벌 수준 목표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가 합작법인(JV)을 세운 가운데 자회사인 알리익스프레스와 G마켓이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투트랙 행보에 들어갔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식품·생필품 전용 채널 '알리프레시(Ali Fresh)'를 시범 출시하며 로컬 시장 공략에 나섰고 G마켓은 해외 역직구 모델과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혁신으로 글로벌 재도전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전날 새로운 온라인 마트 채널 '알리프레시'를 시범 출시했다. 시범 출시 단계에서는 국내 생산 농산물과 가공식품 중심으로 상품 판매를 진행한 뒤 향후 점진적으로 배송 효율성을 개선하고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해 채널을 정식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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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프레시.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알리익스프레스는 본래 공산품 판매에 강점을 가진 플랫폼이지만 지난해 K베뉴를 통해 식품 판매에 도전하는 등 신선식품 시장 공략 의지를 보여왔다. 업계는 알리가 식품을 통해 신뢰도를 높이고, 구매 주기를 짧게 가져가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한다고 분석한다. 배송은 셀러 직배송 방식으로 운영되며 쿠팡·컬리처럼 익일 배송이 가능한 체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관계자는 "아직은 시범 출시 단계이며 본격적인 출범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면서도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셀러와 소비자 모두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온라인 리테일 접점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G마켓은 해외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G마켓은 'G2Global' 역직구 플랫폼을 발표했다. 판매자가 상품만 등록하면 번역, 관세, 물류, 고객 서비스, 정산까지 원스톱 지원하는 구조로 셀러들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춰 K뷰티·K패션·K푸드 등 인기 품목을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거래액을 40조 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거래액은 G마켓 약 15조 원,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약 5조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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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장승환 G마켓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G마켓의 향후 전략 방향 및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0.21 yym58@newspim.com |
이를 위해 연간 5000억 원을 투입해 셀러 부담이던 할인쿠폰 비용을 폐지하고 수수료 인하, 마케팅 지원을 병행한다. 신규·중소형 셀러를 대상으로는 전담 컨설턴트를 배치해 1대1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대규모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확대한다. 내년에는 이마트 물류망을 활용한 퀵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 경험을 차별화할 예정이다. 자본은 합작법인에서 조달하며 알리바바와 신세계가 각각 출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두 회사가 같은 합작법인 산하에 있으면서도 로컬과 글로벌로 상반된 전략을 택한 점에 주목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셀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G마켓은 해외 확장과 기술 혁신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쿠팡·네이버 중심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알리프레시는 쿠팡 '로켓프레시'와 네이버 '장보기'와의 정면 경쟁을 피할 수 없고 G마켓은 플랫폼 재건축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기술 신뢰성 확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AI 기반 추천·광고 시스템의 공정성 논란, 해외 확장이 실제 국내 셀러 매출 증대로 이어질지도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시장은 이번 투트랙 전략을 단순한 사업 다변화를 넘어 국내 이커머스 구조에 중장기 변화를 불러올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투트랙으로 가며 세부 전략을 다듬을 것"이라며 "7000억 원 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향후 이커머스 생태계에 어떤 균열을 만들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