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컬리 협업, 점유율 격차 좁히기 나서
롯데·네이버 AI 결합, 온·오프라인 경계 허문다
신세계, 물류 동맹·글로벌 합작으로 반격
업계 연합전선, 쿠팡 독주에 균열 시도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커머스 업계의 연합 전선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1강 체제를 견고히 하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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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오픈했다 [사진=컬리 제공] |
◆반(反)쿠팡 연대 강화하는 네이버
9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를 열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쇼핑 탭에 컬리N마트가 독립 메뉴로 자리잡는 형식이다. 컬리가 자체 앱이나 웹사이트가 아닌 외부 플랫폼에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와 컬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윈윈' 구조를 가지게 된다. 네이버는 검색과 결제 기반의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체 물류 역량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반면 컬리는 신선식품 배송과 물류 운영에서 강점을 축적했지만 앱 단독으로는 신규 고객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제휴로 네이버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고 컬리는 대규모 유입 채널을 확보하게 됐다.
네이버는 롯데와도 협력 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유통군과 손잡고 AI, 쇼핑 등에서 전략적 업무 제휴에 나선 방식이다. 이를 통해 롯데가 전국에 쌓아온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와 네이버의 AI·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물류 효율을 높이고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네이버는 쿠팡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 양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 점유율은 지난해 연말 거래액 기준 쿠팡이 약 22.7%, 네이버가 20.7% 수준이다. 쿠팡이 로켓배송과 멤버십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혀가는 가운데 올해 쇼핑탭 강화를 앞세운 네이버는 단독 경쟁보다는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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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사진=네이버] |
◆물류·글로벌 연합전, '쿠팡 독주' 흔들까
이밖에도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쿠팡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연합 체제가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빠른 배송과 안정적인 공급망 없이는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두 회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배송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는 G마켓 지분을 토대로 알리익스프레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직구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는 협업을 통해 알리바바의 자본력을 얻음과 동시에 소비자 선택 폭 확대를 기대하고 있고, 알리바바는 지마켓의 브랜드 신뢰도를 활용해 '저가·저품질' 이미지를 탈피하는 동시에 G마켓에 소속된 60만 셀러를 포섭하는 전략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합작법인에 대한 막바지 심사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그간 뜸했던 신세계의 이커머스 사업이 이번 합작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이 절대 강자로 부상하며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경쟁사들은 이와 같이 단독 승부보다는 플랫폼 제휴, 물류 협력, 해외 합작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반 쿠팡 연대를 형성해 힘을 합치는 쪽을 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경쟁사들이 연합 전선을 구축하면서 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단순한 가격이나 배송 속도를 넘어 얼마나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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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 있는 대만행 화물 항공기에 대만 고객들이 쿠팡을 통해 주문한 K중소기업 제품들이 실리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