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조만간 베네수엘라에서 지상 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제 마약은 육로로 반입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곧 지상 작전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베네수엘라 관련 마약 카르텔에 대한 작전 계획을 의회에 알릴 것"이라면서도 "선전포고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마약을 들여오는 사람들을 죽일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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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군은 최근 베네수엘라 연안 인근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공격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은 9월 초 이후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마약 카르텔을 겨냥해 최소 일곱 차례에 걸쳐 고속정과 잠수정 등을 타격했다. 일련의 작전으로 해상을 통한 밀수는 크게 줄어 이제 육로 차단에 주력하겠단 계획인 것이다.
현지 정황도 예사롭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2대가 텍사스 다이아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해 베네수엘라 인근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B-1 폭격기는 음속 비행이 가능하고 최대 약 34t의 폭탄을 장착할 수 있어 막강한 화력을 갖춘 전략자산으로 평가된다. 지난 주 미 공군과 해군은 베네수엘라 연안 인근 섬 상공에서 B-52 폭격기와 F-35B 전투기를 동원해 '공격 시범' 비행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는 미군 병력과 함정, 정찰자산이 대규모로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도들은 이 지역에 주둔한 미군 병력 규모를 1만 명 안팎으로 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상작전 예고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알려진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비밀작전 승인 보도와도 맞물린다.
지난 15일 NYT는 백악관이 CIA의 비밀작전을 승인해 베네수엘라 내 표적 제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를 확인해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다량의 마약을 보내고 있어 승인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제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일축하면서도 "베네수엘라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중남미 마약 카르텔을 외국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는 조치를 통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행동의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의회의 감독 권한을 무시한 '대통령 월권'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즉각 "주권 침해 시 전면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