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 바꿔가며 지도자 몰아내려 해"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100일가량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정감사에서 '지도자 찍어내기' 논란으로 집중 질타를 받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연맹이 특정 지도자를 배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성과 투명성 모두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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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10.27 pangbin@newspim.com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는 대한체육회와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들이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빙상연맹은 공정위원회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지도자 배제 및 복귀 여부를 논의했다"라며 "이사회에는 이수경 회장, 김선태 이사 등 16명이 참석했는데,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결정이었다"라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연맹이 마치 특정 인물을 몰아내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처럼 보인다"라며 "정관과 규정에 따라 지도자와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기관이 오히려 부당한 결정으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빙상연맹의 논란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맹은 국제대회 기간 발생한 식사비 공금 처리 문제를 이유로 쇼트트랙 윤재명 감독과 A코치에게 각각 자격정지 1개월,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이후 두 지도자는 잇따라 법적 대응을 통해 자격을 회복했다. 윤 감독은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 재심의 결과 복귀했고, A코치 역시 법원에서 징계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아 지도자 자격을 되찾았다.
그럼에도 연맹은 A코치를 대표팀에 복귀시키지 않았다. 연맹 측은 "A코치에게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법원의 추가 결정 이후 경기력향상위원회 논의를 거쳐 복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임시 총감독으로 임명된 김선태 이사가 2019년 징계 전력이 드러나며 사퇴 압박을 받는 등 내부 혼란이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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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핌 DB] |
손솔 진보당 의원은 "연맹이 A코치에게 처음엔 '식사비 문제'로 징계를 내렸다가, 그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자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소홀'로 이유를 바꿨다"라며 "결국 사유를 뒤집어가며 지도자를 몰아내려 한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도자 해임 근거를 미리 만들어놓고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특정 지도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유도한 정황도 있다"라며 연맹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A코치의 억울함을 풀어주라고 두 차례나 공문을 보냈지만, 연맹은 이를 무시하고 김선태 이사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라며 "A코치와 함께 훈련한 적이 없는 선수들까지 불러 면담한 것은 사실상 '이지메 면담'과 다름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수경 회장을 대신해 출석한 박세우 대한빙상연맹 전무이사는 "지도자 찍어내기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질타는 이어졌다. 진종오 의원은 "이수경 회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감에 불출석했는데, 공식 일정이라고 보기 어렵고 사유도 불분명하다"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문체위는 연맹의 불투명한 운영과 반복되는 내홍이 국가대표 선수단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빙상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하고, 연맹의 운영 권한을 대한체육회가 직접 통제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라며 빙상연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양 의원은 "과거 미성년자 선수를 상대로 가혹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피겨 지도자 K씨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징계가 내려지지 않았다"라며 "연맹이 내부 문제를 눈감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박세우 전무는 "현재 관련 사건은 소송 중이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대구빙상경기연맹이 공정위를 열어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종오 의원은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감사를 통해 전명규 전 부회장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음에도, 연맹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두 차례의 심의만 진행하고 결과를 내지 않았다"라며 "회장 선거를 이유로 회의를 미루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세우 전무 역시 과거 심석희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음에도 징계를 받지 않았다"라며 "빙상연맹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