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심화하기로 하고,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와 방위비 증액 계획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회담 모두 발언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 됐다"며 "일본도 함께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한 일본 외교를 되찾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진전을 위해 일미 간의 협력을 가속화하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미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은 약 40분간 진행됐으며, 이후 실무 오찬 형식의 식사를 함께하고 미 대통령 전용 헬기에 동승해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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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방위비 조기 증액...미일 안보 협력 강화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당초 2027년보다 앞당겨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이 내용은 연내 편성될 추가경정예산과 2025년도 본예산에 반영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부담 완화를 위해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미 국방부는 일본의 기존 목표가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역시 미국의 요청에 따라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5%까지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북한·러시아의 연대가 강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미국의 확장 억제(핵무기 포함)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일본도 자주적 방위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 5500억달러 대미 투자·기술 협력도 논의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 7월 합의된 미일 간 5500억달러(약 78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융자 프로그램의 구체적 이행 상황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협의 대상에는 반도체, 핵심 광물, 조선, 에너지 등 9개 산업 분야의 협력 프로젝트가 포함된다.
또한 양국은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규격 등 7개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기술력에서 우위를 강화하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신흥국을 대상으로 신뢰성이 높은 AI 인프라 및 통신망 보급을 추진하고, 연구개발 및 국제표준 제정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조선 능력 강화를 위한 협력 각서(MOU)도 체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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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러시아 제재와 에너지 문제도 의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할 것을 일본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 국가들에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중단을 촉구해 온 만큼, 일본과의 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22일 러시아 국영 석유 대기업 로스네프트 등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이에 대해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안보를 고려해, 일본의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대응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며, 2기 집권 들어서는 처음이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