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현역 투수들의 승부 조작 의혹으로 신뢰 위기를 맞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리그 공정성 회복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MLB 사무국은 11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투구별 베팅 한도를 200달러(약 29만원)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스포츠 베팅 시장의 98% 이상을 점유한 주요 공인 업체들과의 합의로 추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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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루이스 오티스가 11일 보스턴 연방법원에 5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2025.11.11 zangpabo@newspim.com |
이번 결정은 최근 클리블랜드 투수 엠마누엘 클라세와 루이스 오티스의 불법 도박 및 승부 조작 혐의가 불거진 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두 선수는 도박사로부터 금품을 받고 경기 중 일부 투구의 구속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선수는 지난 7월 리그로부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뒤 미국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오티스는 10일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에서 FBI에 체포됐으며, 이날 보스턴 연방법원에서 50만 달러(약 7억3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반면 클라세는 미국을 떠나 현재까지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AP통신은 "두 선수는 통신사기 공모, 자금세탁 공모, 스포츠 경기 결과 조작 공모 등으로 기소돼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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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마누엘 클라세. [사진=로이터 뉴스핌] |
클라세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클리블랜드의 핵심 마무리 투수였다. 올 시즌도 5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 중이었다. 오티스는 피츠버그에서 뛰던 지난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3.32를 남긴 뒤 올해 클리블랜드로 이적해 4승 9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미국은 2018년 대법원 판결 이후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된 나라다. 하지만 MLB는 리그 구성원의 도박 행위에 대해선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규약 제21조에 따르면, 선수·심판·구단 관계자가 소속 팀 경기에 돈을 걸면 영구 제명, 타 팀 경기라도 베팅할 경우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는다.
리그 공정성의 근간을 흔든 이번 사태에 MLB가 내놓은 투구별 베팅 제한 조치는 단기 봉합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도박이 일상화된 미국 스포츠 환경 속에서도, 리그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으로 해석된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