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 총 81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을 14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로버트 리먼 컬렉션'의 회화와 드로잉 65점을 중심으로, 유럽회화, 근현대미술, 미국 미술, 드로잉과 판화 부서의 주요 작품 16점을 더해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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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전시포스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11.12 moonddo00@newspim.com |
이번 전시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로버트 리먼 컬렉션'을 중심으로 기획된 전시를 국립중앙박물관이 협력해 한국 관람객의 시선에 맞게 새롭게 재구성한 것이다. 출품작 대부분은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리먼 컬렉션에 속하며,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라는 주제를 한 수집가의 안목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프롤로그 '빛의 여정'에서는 17세기 거장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모사한 살바도르 달리의 '레이스를 뜨는 여인'으로 전시의 문을 연다. 로버트 리먼이 직접 달리에게 의뢰한 이 작품은 수집가와 화가의 관계, 그리고 리먼 컬렉션의 목표 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부 '더 인간다운, 몸'에서는 신화와 역사 속 이상적인 인체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감각적인 몸을 탐구한 변화를 다룬다. 폴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이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자연 속 인체를 통해 누드화가 표현의 실험장으로 확장된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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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폴 세잔, 목욕하는 사람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11.12 moonddo00@newspim.com |
2부 '지금의 얼굴, 초상과 개성'은 상류층 중심의 초상화가 근대 시민사회의 다양한 인물상으로 확장된 변화를 조명한다. 사진의 발명 이후 화가들은 사실적 묘사를 넘어 인물의 개성과 감성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와 피에르 오귀스트 코의 '봄'은 여전히 아카데미 전통의 이상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작품으로, 이 시기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던 예술의 흐름을 보여준다.
3부 '영원한 순간, 자연에서'는 철도의 발달과 야외 작업 도구의 혁신으로 자연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 화가들의 변화를 다룬다. 다양한 실험과 개성이 어우러진 이들의 시도는,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예술적 탐구의 대상으로 바라본 각기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4부 '서로 다른 새로움, 도시에서 전원으로'에서는 19세기 중반 근대 도시 파리의 재개발 이후 변화한 도시, 교외, 전원의 풍경을 보여준다. 카미유 피사로의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르 대로'와 '퐁투아즈에서의 수확'은 각각 근대 도시의 활기와 농촌 노동의 무게를 전하며, 알프레드 시슬레의 '밤나무 길'은 교외의 평화롭고 차분한 분위기를 담아 서로 다른 공간의 특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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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오귀스트 르누아르, 해변의 사람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11.12 moonddo00@newspim.com |
5부 '거울처럼 비치는, 물결 속에서'는 프랑스를 둘러싼 강과 바다 등 '물가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화가들은 물 위에 비친 빛과 색의 변화를 관찰하고 실험을 거듭했으며, 이러한 과정이 인상주의가 새로운 예술로 태동하는 배경이 됐음을 조명한다.
에필로그 '빛의 유산'에서는 예술을 소유가 아닌 나눔으로 이해했던 로버트 리먼의 신념과, 그의 기증이 지닌 의미를 되새긴다. 리먼이 수집한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예술은 시대적 전환기의 기록이자, 그의 열정과 나눔의 정신이 깃든 유산으로 이번 전시의 여운을 완성한다.
이번 전시는 '빛'을 매개로 인상주의의 변화와 로버트 리먼의 수집 세계를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공간과 영상 연출을 통해 예술가의 시선과 수집가의 감각이 만나는 장면을 생생하게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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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전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5.11.12 moonddo00@newspim.com |
전시가 시작되는 14일 오후 2시에는 개막을 기념해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리먼 컬렉션 큐레이터 앨리슨 노게이라가 '로버트 리먼의 유산: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 기증된 19~20세기 프랑스 명화'라는 주제로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강연을 진행한다.
같은 날 오후 8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 채널에서 양승미 학예연구사가 진행하는 특별전 해설 라이브 방송이 열린다. 전시에 담긴 기획 의도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미술사의 중요한 흐름을 국내에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해 빛이 예술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체감하고, 예술의 생명력을 새롭게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