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자진 퇴진·군사 행동 통한 강제 축출 시나리오 포함
혼란 최소화·베네수 정치·안보·경제 안정 확보가 핵심 목표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를 대비한 비공개 '정권 교체 이후 계획(Day-After Plan)'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퇴진 압박을 한층 끌어 올렸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중심으로 마두로 퇴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권력 공백과 혼란에 대비한 계획안 작성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에는 마두로의 자진 퇴진과 군사 행동을 통한 강제 축출 등 두 가지 시나리오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속 조치의 핵심 목표는 마두로 축출 이후 발생할 혼란을 최소화하고, 베네수엘라의 정치·안보·경제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 측은 마두로가 협상 끝에 망명하는 경우부터 군사적 개입으로 축출되는 상황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마두로 축출 뒤 후속조치 마련은 최근 미국이 마약 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수천 명의 병력과 항공모함 전단을 카리브해로 이동시키며 군사적 압박 수준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포스트 마두로' 계획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백악관 국토안보위원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긴밀히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지난 달 말,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베네수엘라를 떠나는 것이 최선"이라는 최후통첩 성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마두로와의 통화에서 '마약 운반 선박을 계속 파괴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경고하며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군사 작전의 실효성과 위험성을 두고 이견이 존재하지만,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임무는 언제나 A·B·C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라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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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이 새로운 지역 기반 조직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야권 지도부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그녀를 지지하는 세력도 이미 마두로 퇴각에 따른 정권 교체 후 비상대책 구상안을 마련해 왔다.야권의 '100시간·100일 계획'에는 안보, 경제 재건, 에너지, 인프라, 교육 등 국가 전반의 복구와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일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내부에선 마두로 퇴진 후 야권이 과도 정부를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마두로의 시대는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강력한 퇴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다만 군사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배제도, 확정도 하지 않겠다"고 밝혀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행정부가 '포스트 마두로' 시나리오를 공식화할 경우, 향후 미국과 베네수엘라 관계가 중남미 정세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