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승계 투명성 요구…연임 기류에 경고장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투명한 승계 시스템과 독립적인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갖춰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신한금융·BNK금융 등 금융지주 회장들의 잇단 연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 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은행연합회에서 개최한 금융지주회장과의 간담회에서 "CEO(최고경영자)의 경영 승계는 금융지주 산하 자회사의 중장기 안정성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승계 요건과 절차는 명확하고 공정해야 하며 내부·외부 후보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다양화하고 임기를 차등화해 독립성을 갖춘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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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과 8대 금융지주CEO 간담회에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나란히 앉아있다. 임 회장은 현재 회장 연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진 회장은 전날인 지난 9일 연임이 확정됐다. 2025.12.10 romeok@newspim.com |
이 원장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승계 관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 학계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TF'를 이달 중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은 "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주주 추천 등 다양한 추천 채널을 마련하고 IT 보안·금융소비자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 1인 이상 포함하는 이사회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 이사회 공정성·투명성에 의구심을 제기, 사실상 금융당국 차원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일 회추위에서 3연임에 성공했으며 전날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연임이 확정됐다.
관련해 앞서 이 원장은 금융지주들의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 "특정 경영인이 연임을 위해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구성하고, 후보자도 실질적 경쟁이 되지 않는 분을 들러리로 세운다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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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0 choipix16@newspim.com |
이 원장의 이번 발언으로 금융지주 이사회의 지배구조 투명성과 후보추천 절차 관련 적격성이 수면 위에 오르면서, 연임 여부 결정 및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들에 긴장감이 흐른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를 선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일 차기 회장 숏리스트로 임종룡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그리고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한 바 있다. 또한 내년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 원장은 이날 금융지주 CEO 간담회를 마친 뒤 지배구조 개선 TF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우리금융의 임 회장을 비롯한 금융지주 회장들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않은 채 간담회장을 빠져나갔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