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책암자 규명 수사 속도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붕괴돼 매몰됐던 작업자 4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작업 중에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붕괴했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총 97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4명이 콘크리트와 철근 등 건설 자재에 깔렸다.
이들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으로 미장·철근·배관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다.

사고 직후인 오후 2시 19분 김모(47)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최초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2시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어 오후 2시 53분 서모(70)씨가 두 번째로 발견됐다. 자재에 깔려 하반신만 육안으로 확인됐다. 생존 반응은 없었다.
잔해는 치우는 과정을 거쳐 오후 8시 13분쯤 숨진 서씨를 인근 보건소와 병원으로 각각 이송했다.
사고 이틀째인 12일에는 2차 붕괴 우려로 수색이 잠시 중단됐다가 오후 8시 30분부터 재개됐다.
구조당국은 삼각형 모양의 트러스 기둥 구조물인 남측 방향 H빔이 매몰 위치 안쪽으로, 북측 방향 H빔은 바깥쪽으로 각각 기울어 지지대 1개와 와이어 7개로 고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차 붕괴 요인을 제거한 뒤에는 사고 충격으로 떨어진 PC빔 6개를 제거해 구조 공간을 확보했다.
붕괴 지점에 4개 조로 나너 구조대원을 투입해 본격 수색 작업을 펼쳤고, 13일 오전 1시 3분쯤 3번째 매몰자 고모(68)씨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오전 2시 20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같은날 오전 11시 20분쯤 마지막 매몰자인 김모(58)씨도 수습됐다.

구조 작업이 마무리된 만큼 사고 원인과 책임자 규명이 과제로 남았다.
전문가 사이에서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철골 구조물의 접합 불량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도서관 공사는 길이 168m에 달하는 삼각형 모양의 트러스 구조의 기둥(간격 48m)을 세우고 콘크리트 보를 설치한 뒤 그 위에 강판 구조체인 '데크플레이트'를 올려 건물을 짓는 공법이 적용됐다.
데크플레이트에 레미콘을 부어 굳게 하면 서로 한 몸이 돼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 또는 지붕(슬래브)이 만들어진다.
기둥과 보가 데크플레이트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레미콘을 부어도 하중을 견딜 수 있어 별도의 지지대(동바리)가 필요 없는 '무지주 공법'이라고 불린다.
그럼에도 슬래브가 무너졌는데, 각 철골 구조물의 접합이 불량으로 콘크리트 하중을 견디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전날 뉴스핌과 통화에서 "트러스를 연결하는 PC거더가 다 떨어져 나갔다. 상태가 좋으면 몇 개라도 붙어 있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데크플리트와 기둥 간 접합 부분도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역량을 갖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광주경찰청 수사전담팀(TF)은 매몰자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가릴 예정이다.
시공의 적법성과 불법 재하도급 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공사 관계자 신병 확보도 검토한다.
TF팀은 형사기동대와 중대재해수사팀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bless4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