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통계 공백에 연준 정책 해석은 신중
달러도 CPI 둔화에 약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지표가 발표된 이후 18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데이터 공백이 이번 물가 지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연준 정책 기대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2.3bp(1bp=0.01%포인트) 하락한 3.462%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3.433%까지 떨어지며 10월 17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3.1bp 하락한 4.12%로 내려가며 12월 11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66bp로 약 1bp 축소됐다.

◆ 미 국채금리, CPI 예상 하회에 하락...셧다운 통계 공백에 연준 정책 해석은 신중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해 로이터 조사 기준 시장 예상치(3.1%)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2.6% 상승하며 예상치(3.0%)를 하회했다.
TD증권 뉴욕 지사의 미국 금리 전략가 얀 네브루지는 "이번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시각을 지지하는 쪽에 가깝다"며 "정상적인 달과 비교하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덜 명확한 발표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데이터는 데이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2월 지표 등 이를 반박할 자료가 나오기 전까지는 전반적으로 상당히 비둘기파적인(dovish)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셧다운으로 인한 통계 공백을 이유로, 이번 주 발표된 지표만으로 연준 정책 방향을 단정 짓는 데는 경계감이 짙다. 정부는 43일간의 셧다운 기간 동안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해 10월 CPI 발표를 건너뛰었고, 앞서 발표된 고용보고서에서도 실업률이 예상 밖으로 상승했다.
국채 금리는 최근 수개월간 연준 정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만한 재료를 기다리며 박스권 흐름을 이어왔다. 다음 주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래량도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지난주 내부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금리를 인하했지만, 고용시장의 둔화 조짐과 "여전히 다소 높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내년 경제 반등 전망을 근거로 단기간 내 추가 인하에는 선을 그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1월 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27%, 3월 회의에서는 50% 이상 반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또 다른 지표에서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감소하며, 12월 들어서도 노동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후임으로 누구를 지명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를 차기 의장 후보로 인터뷰했다고 밝히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은 "금리를 크게 낮추는 것을 믿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들인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보좌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월러 이사 모두 현 수준보다 낮은 금리를 지지하는 인물들이다.
한편 미 재무부가 실시한 240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에서는 양호한 수요가 확인됐다. 해당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1.433%로 직전 입찰의 1.182%에 비해 25.1bp 상승했다. 응찰률은 2.62배로 직전 입찰 때의 2.51배에 비해 높아졌다.
◆ 달러도 CPI 둔화에 약세...BOJ '주목'
외환시장에서는 CPI 예상 하회 여파로 달러화가 엔화·스위스 프랑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달러는 엔화 대비 0.12% 하락한 155.50엔, 프랑 대비 0.14% 하락한 0.79405프랑에 거래됐다.
유럽에서는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유로화가 달러 대비 0.14% 하락한 1.17240달러에 거래됐다. 바클레이즈는 "ECB가 향후 2년간 정책을 동결할 가능성이 크며, 금리 인상보다는 인하 쪽으로 리스크가 기울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는 영란은행의 연내 네 번째 금리 인하 이후 파운드화가 상승했지만, 시장은 추가 인하 시점을 4월에서 6월로 늦췄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편 일본은행(BOJ)은 높은 식료품 물가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웃도는 가운데, 단기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어 글로벌 채권·외환시장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