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3.75%로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의 뚜렷한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필연적 조치로 해석됐다.
영국 기준금리는 지난 2023년 1월 3.5%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5.25%까지 치솟았던 최고치에 비해서는 1.5%포인트 낮아졌다.

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찬성 5표, 반대 4표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영란은행은 "내년 2분기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은행 측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단기적으로 더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올 들어 2월과 5월, 8월, 12월에 0.25%포인트씩 인하됐고 3월과 6월, 9월, 11월에는 동결됐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향후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여지가 있다"며 "다만 이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지속적으로 수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오늘의 금리 인하는 여섯 번째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는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인하폭이 커질수록 추가 인하 여부는 더욱 불확실해진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금리 인하가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둔화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1월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크게 꺾인 3.2%를 기록했고, 10월까지 3개월간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치인 5.1%까지 치솟았다.
세인트제임스플레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헤탈 메타는 "오늘 결정은 최그 발표된 여러 부정적인 지표들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다소 미묘한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왑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내년 말까지 0.25%포인트씩 한두 차례 더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인하 속도는 다소 느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MPC 외부 위원인 앨런 테일러는 "해고가 증가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정 금리는 3%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4%포인트 상승한 3.75%를 기록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통화정책위원들 간 지속적인 의견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MPC는 지난 11월에 이어 이번 회의까지 두 차례 연속 '5대 4'의 박빙 결정을 내놓고 있다. MPC 내부에서 부진한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인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FT는 "MPC 위원 중 다수는 디플레이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금리 동결에 찬성표를 던진 위원들은 장기간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베일리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있지만,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까워질수록 조정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의 경로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영란은행은 이날 올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 임금 상승률은 3.5%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