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70만원 기준 약 2만원 ↑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5년 만에 인상될 전망이다. 보험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평균 인상 폭은 1%대 초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는 지난 26일까지 보험개발원에 자동차보험 요율 검증을 의뢰했다. 이후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최종 인상률이 확정될 예정이다.
손보사 대부분은 당초 2.5% 안팎의 인상안을 제출했으나 금융당국이 물가 부담을 고려해 1.3~1.5%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보험료가 얼마나 오를지가 관심사다. 인상률이 평균 1.5%라고 해도 보험사별·차종별로 체감 폭은 다르다. 같은 보험사 내에서도 개인용, 업무용, 영업용 차량별로 요율이 달라 개인용 차량의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다. 차량 크기(소형·중형·대형)에 따라서도 보험료가 세분화돼 있다.
손보업계는 통상 손해율을 기준으로 보험료 조정 여부를 판단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적정 손해율은 78~80% 수준이다.
가장 최근 인상은 2020년이었다. 당시 손보사들은 손해율 급등을 이유로 5% 인상안을 냈으나 금융당국의 통제로 평균 3.5% 인상에 그쳤다. 이후 삼성화재 3.3%(개인용 4.4%), DB손보 3.4%(개인용 4.3%), 현대해상 3.5%(개인용 4.3%), KB손보 3.5%(개인용 4.2%) 등으로 인상률이 결정됐다.

따라서 내년 인상률이 1.3~1.5%로 확정되더라도 개인용 가입자는 2%대 인상을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7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보험료 부담은 약 1만6000~1만8000원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2019년에는 이례적으로 1월 말~2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인상이 단행되기도 했다. 반면 2021년 이후에는 코로나19로 차량 운행과 병원 방문이 줄면서 손해율이 80%대로 개선돼 4년 연속 보험료가 인하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손해율이 다시 악화하며 업계의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11월 기준 대형 4개사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2.1%에 달하며, 1∼11월 누적 손해율도 86.2%로 작년 동기보다 3.8%포인트나 올랐다. 손익분기점(8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 자동차 정비수가 2.7% 인상이 예고돼 있고, 사고당 평균 손해액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손보사들은 "이제는 더 이상 보험료 인하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호소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이 내년 1~2월 중 마무리되면, 3월부터 순차적으로 인상된 보험료가 적용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료는 원칙적으로 손해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가입자가 약 2500만명에 이르는 의무보험으로 국민 생활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위가 사실상 물가관리 차원에서 인상 폭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지속 가능한 보상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