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도 긍정 반응..."주주 이익 증대시킬 것"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코스피 5000 달성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패키지'를 중심으로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3일 정부·여당에 따르면,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3차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여야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법안 통과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코스피5000 특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법 개정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선 연성 규범을 하는 게 필요하다"며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나 공시 제도 개선 등은 필요할 경우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 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은 법무부 발표를 기다리고 있고,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해서는 금융위원회 차원의 개선안을, 공시 제도는 한국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의 준비를 촉구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
◆외국인 기피 요인 정조준…자사주 소각·저PBR 개선
시장에서는 이번 입법 흐름을 단순한 지수 부양책이 아닌, 한국 증시 구조적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국장 촉진법' 성격의 제도 개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온 저PBR 구조, 지배구조 불투명성,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이 동시에 손질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핵심인 '3차 상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코스피5000 특위 차원에서 발의됐다. 기업이 자기주식을 취득할 경우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이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고, 1년 이내 소각하지 않거나 자사주 처분 계획을 위반할 경우 이사 개인에게 최대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주 의무소각은 기업이 매입한 자기주식을 경영권 방어 수단이 아닌 순수한 주주환원 수단으로 고정시키는 제도다. 발행 주식 수 감소를 통해 주당순이익(EPS)과 기존 주주 지분율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기업은 회사 돈으로 주식을 사놓고 경영진이 자기들을 위해 활용한다"는 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민주당은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법·증여세법 개정안, 이소영 의원 대표발의)'도 추진할 예정이다.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에 대한 상속·증여세 평가 방식을 개선해 기업들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유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의원의 법안은 상장주식 가격이 기업의 순자산가치 대비 80%(PBR 0.8)보다 낮을 경우, 단순히 시가가 아니라 기업의 자산과 수익성을 함께 반영해 주식 가치를 다시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가가액의 하한선은 순자산가치의 80%로 설정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춰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관행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자금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된다. 정부는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를 신설해 해외 투자자금이 국내 증시에 재유입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올해 1분기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에 돌아오면 매도금액 5000만원까지 양도소득의 100%를, 2분기에 복귀하면 80%를, 하반기에 복귀하면 50%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세제·공시·스튜어드십까지…주주 보호 인프라 전방위 손질
아울러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조세특례제한법과 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 확대도 확정됐다. 3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최대 40%를 소득공제하고,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9% 분리과세하기로 했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절세 혜택은 납입금 2억원까지인데, 3000만원 이하분은 40%, 3000만원~5000만원 이하분은 20%, 5000만원~7000만원 이하분은 10% 소득공제 혜택을 줄 예정이다.
공시 제도 개선도 주요 과제다. 기업 공시의 투명성과 지배구조 정보 공개를 강화하고,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높여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기업 경영에 대한 시장의 감시 기능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 제고를 위한 내실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일본처럼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활동에 대한 감독도 금융위원회로 이관하도록 하는 입법도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등을 통해 논의될 전망이다.
자회사 상장과 중복상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예정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모회사 주주 가치 훼손 논란이 지속돼 온 중복상장 구조를 제한하고, 대기업 지주회사 체제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자사주 소각)과 배당소득 분리 과세의 통과는 실질적인 EPS(주당순이익)와 DPS(주당배당금)의 상승 및 세금 절감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6년부터 자산운용사·연기금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이행점검과 결과보고서 공개를 실시하고, 상반기 중 ESG 전반과 비상장·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포함하도록 코드와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이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cy148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