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 루미 역을 맡은 배우 아덴 조가 작품에 대한 애정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 그리고 한국을 향한 깊은 애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 30일 아덴 조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아셈타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아덴 조는 최근 여러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요즘 한국을 자주 오게 된다. 휴가 때마다 한국에 오는 걸 좋아한다"며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마사지도 받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웃었다. 이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한국에 있으니 확실히 더 빨리 늘더라"고 덧붙였다.

그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부터 특별한 작품이었다. 아덴 조는 "애니메이션을 정말 사랑한다. 대본을 보자마자 너무 신났고,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런 스토리는 처음이라 더 기대됐다"며 "녹음 세션이 거듭될수록 그림이 하나둘 공개되는데, 네 번째 세션쯤 됐을 때는 '이건 진짜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녹음은 2024년에 시작해 2025년 1월 마지막 세션까지 이어졌다. 그는 "사자보이즈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정말 놀랐다. 혼자만 보고 있는 게 아쉬울 정도로 빨리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 공개 후 반응에 대해서는 "이렇게까지 좋아해주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너무 감동받았고,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아덴 조에게 루미는 단순한 캐릭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국에서 활동해온 그는 "배우가 된 이후로 한국 사람들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주연 커리어의 시작이었던 작품에서도 일본인 캐릭터를 맡았고, 이후 내가 한국인이라서 스토리를 수정해 아버지를 한국인으로 설정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세 번 정도 출연을 거절했다. 나보다 더 잘 어울리는 배우가 많다고 생각했다"며 조심스러운 마음도 전했다.

텍사스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어린 시절 극심한 인종차별을 겪었다. "학교에서도 힘든 일이 많았다. 여러 번 입원할 정도로 다치기도 했다"며 "그 경험들이 결국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만든 계기"라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답답함, 그리고 미국 미디어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던 한국의 모습은 그를 더욱 무대 위로 이끌었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스트리밍 시대가 열리면서 K팝, '오징어 게임' 같은 작품들이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렸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서는 더 귀엽고 따뜻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변에서 김밥, 치킨, 떡볶이에 대해 묻는 일이 늘었다며 "예전엔 김밥을 꺼리던 사람들도 이제는 먹고 싶어 하는 게 귀엽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어 연기에 대한 부담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미국 작품에서 한국어 발음이 어색하면 몰입이 깨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한국에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녹음할 때 정말 많이 노력했다"며 "루미는 정말 사랑하는 캐릭터"라고 강조했다. "만약 영화가 잘되지 않았다면 개인적으로 더 아팠을 것 같다"는 말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아덴 조는 메기 강, 크리스 감독과의 협업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는 "케데헌은 아기처럼 하나하나 신경 쓰며 만든 작품"이라며 "서로 잘하는 부분이 다른 두 감독과 함께 루미를 만들어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토크쇼 출연 경험에 대해서는 "정말 떨렸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대본이 있으면 괜찮은데, 토크쇼나 인터뷰는 외울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준비한 말도 다 잊어버린 것 같고 실수한 느낌이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는 한국 작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작품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며 "'태양의 후예', '도깨비', '스타트업', '더 킹'을 정말 재밌게 봤다. 한국 역사와 사극도 좋아하고, 액션과 로맨스 모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의 극본을 쓴 김은숙 작가에 대해서는 "당연히 오디션을 보고 싶다. 다 참가하겠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자기 자신을 너무 힘들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사실은 가장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