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쏠림·사교육·청년 일자리 등 분석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잠재성장률 1.8%, '쉬었음 청년' 73만 명, 비정규직 850만 명.
[윤동열의 시대유감] 첫 회에서 정치권 인사들은 한국 사회의 불안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위기'로 진단하며,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재편과 의대 쏠림, 노동시장 이중구조, 정부 칸막이 문제를 집중 토론했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대담 1부(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진행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윤동열의 시대유감' 첫 회입니다.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데이터로 보는 대한민국의 병리'를 주제로 의대 쏠림, 사교육, 청년 첫 일자리, 장시간 노동, 저출산 등 한국 사회 불안을 짚어봅니다. 이 불안이 개인 탓인지, 구조적 문제인지, 정치가 바꿀 수 있는 것과 국민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논의하겠습니다.

이준석
지방선거를 앞두고 준비가 많습니다. 저는 프로그래머 출신이라 선거 과정의 자동화를 위해 코딩에 상당한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 위기는 분명합니다. AI로 인해 개인의 생산성이 급격히 상대화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사람이 AI보다 잘하는 영역이 있다"는 말은 일부에만 해당합니다. 대다수는 AI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고, 이런 흐름 속에서 일자리 문제는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국회 업무도 빠르게 대체되고 있습니다. 반복 작업은 이미 자동화됐습니다. 정부가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은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이미 경험했습니다.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합니다.
박지원
저도 구조적 위기라고 봅니다.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데 사회 시스템은 흔들리고, 청년·부모·고령층 모두 자신의 지위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회가 됐습니다.
진행자
수도권과 지역 격차 문제도 큽니다. 지역의 위기는 어떻게 보십니까?
박지원
수도권은 주택가격 상승이 근로소득만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수준의 자산 격차를 만들었습니다. 지역 청년들은 주거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지만,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합니다. 산업 공동화·고령화로 지역 시장이 축소되면서 수도권으로 인력이 빨려가는 구조입니다.
이준석
AI 시대엔 오히려 지방의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과거엔 교육·문화 등 '서울에 있어야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았지만, 인터넷 강의와 물류 혁신으로 격차가 줄었습니다. 최근엔 AI가 리서치·개발을 보조하면서 '1인화'가 진행되고, 꼭 판교에 가지 않아도 지방에서 서비스 런칭이 가능해지는 흐름도 있습니다. 다만 이 변화가 지역을 어떻게 바꿀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 의대 쏠림과 사교육, '안정 직업'으로 몰리는 사회
진행자
의대 쏠림은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최상위권의 의대 지원 비중이 높고, 인문사회에서도 의대 선택이 늘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지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20년 넘게 이어진 현상입니다. 연구·산업 구조조정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지위·소득·안정성을 보장받는 통로로 의대 선호가 강화됐습니다. 의사를 깎는 방식으로 평준화할 수는 없고, 미래 첨단기술 분야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보상을 높이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이준석
의료는 가격·규제가 강한 시장입니다. 수요를 늘리는 정책이 계속되면 의대 선호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필수의료 중심으로 갈 것인지, 선심성 서비스 확대를 지속할 것인지 방향이 중요합니다. 또 AI 활용을 통해 의료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의 개혁 논의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방식은 엔지니어링 등 부가가치 높은 분야로 갈 인재를 안정 직업에 묶어두는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박지원
의대 정원보다 중요한 건 필수 진료 수가 현실화와 지역 의료 전달체계 문제입니다. 지역 공백을 메우는 방식의 정책 논의가 더 본질적이라고 봅니다.

◆ 청년 일자리 '병목…생산성·노동시장 이중구조·플랫폼 노동
진행자
청년 실업률과 '쉬었음 청년' 증가, 비정규직 확대 등은 사회 위기의 징후입니다. 일자리 병목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이준석
결국 생산성입니다. 중소기업이 높은 임금을 주기 어려운 건 생산성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설 투자·기술 투자 등 생산성 향상 지원이 필요합니다.
박지원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청년이 체감하는 벽입니다.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원청·하청 불공정 거래, 정규직·비정규직 불평등이 맞물립니다. '사다리'가 약해진 상태에서 소득이 결혼·주거·양육을 감당하기에 부족하다는 체감이 큽니다. 생산성 향상과 함께 불공정 문제도 풀어야 합니다.
진행자
플랫폼 노동자는 늘어날까요?
박지원
기술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정치·행정은 하단 노동자의 불안정을 어떻게 보호할지 논의해야 합니다. 특수고용 등 플랫폼 노동자에 기존 보호장치를 최대한 적용하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습니다.
이준석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개인·기업 생산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기업이 무너집니다. 교육과 재교육 투자가 핵심입니다. 그런데 최근 10~15년은 교육 강도를 낮추는 흐름도 있어 우려됩니다.

◆ 장시간 노동과 4.5일제…"포괄임금제부터 손봐야"
진행자
근로시간은 줄었지만 여전히 높습니다. 4.5일제 논쟁도 있습니다.
박지원
대기업·공공에서 선도적으로 시도해 볼 여지는 있지만, 모든 영세기업에 일괄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노동시간 문제에서 핵심은 포괄임금제입니다. 무급 연장근로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어 법률적 정비가 필요합니다.
이준석
근로시간 규제가 강화될수록 사업 축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괄임금제는 문제지만, 연구개발 등 혁신 산업에선 선택적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혹사를 막는 것'과 '일자리 나누기'가 혼재되면서 목적이 흐려졌습니다.
◆ 복지·재정 논쟁…"의식주 보장 vs 돌봄 확대, 중복사업 정리"
진행자
복지는 늘려야 한다는 요구와 재정 건전성 우려가 충돌합니다. 무엇을 늘리고 무엇을 조정해야 합니까?
이준석
복지는 의식주와 기본 의료 보장 같은 '핵심'으로 재정렬해야 합니다. 기술 발전으로 생산비용이 낮아지면 보장 범위를 넓힐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효과가 불명확한 선심성 지출은 조정이 필요합니다.
박지원
한국의 복지지출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대비 낮은 편입니다. 특히 앞으로 돌봄(고령·보육)이 중요합니다. 다만 부처 간 중복·유사 사업은 조정 여지가 있습니다.

◆ 칸막이 정부…"조직개편보다 조정 기능·공동예산풀"
진행자
부처 간 칸막이, 정치권 단절이 문제입니다. 슈퍼부처가 해법일까요?
이준석
지금 방식은 비효율이 많습니다. 예산을 1년 주기로 짜는 것도 기술 변화 속도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시 감사, 필요할 때마다 유연하게 특위를 구성하는 등 국회 운영도 동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박지원
조직 개편은 신중해야 합니다. 대부처를 만든다고 문제가 사라지진 않습니다. 중요한 건 국무조정 기능 강화, 그리고 공동예산풀처럼 협업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성과지표를 공유하고 공동 책임을 지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 세대·계층 갈등, 양극화…"알고리즘 투명성도 논의해야"
진행자
세대·계층 갈등과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준석
세대·계층 갈등은 정책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해법을 내면 '갈라치기' 프레임이 씌워져 정책 논의가 막히곤 합니다. 그 언어를 극복해야 합니다.
박지원
미디어 소비가 알고리즘 기반으로 바뀌면서 확증편향이 커졌습니다.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외부 감사 등 규제 논의가 필요합니다.

<대담 2부(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진행자
'윤동열의 시대유감' 첫 회 두 번째 인터뷰입니다. 김재섭 의원을 모셨습니다. 잠재성장률, 청년 실업, 저출산 등 '대한민국의 병리'를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김재섭
잠재성장률·실업률·출산율은 따로 떨어진 데이터가 아니라 하나의 명제를 향합니다. 젊은 세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둡게 본다는 것입니다. 취업이 안 되면 결혼·주거·출산이 어려워지고, AI로 일자리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정년 연장 논쟁까지 겹치며 젊은 세대의 불안이 커졌습니다.
진행자
'쉬었음 청년'이 73만 명에 달합니다.
김재섭
주변 사례를 보면 '열심히 한다고 달라지나'라는 허무감이 큽니다. 정규직·좋은 기업에 들어가야 대출·주거·미래 설계가 가능한데, 그 통로가 막혔다고 느끼는 겁니다.

진행자
노동시장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합니까?
김재섭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계층은 막 취업해야 하는 청년입니다. 기업에 고용을 강요할 수는 없고, 유연성과 안정성을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해고 자유만 얘기하자는 게 아니라, 유연성 확보와 함께 안전망·재교육을 같이 설계해야 합니다.
진행자
의대 쏠림과 사교육은 AI 강국 전략에 걸림돌일 수 있습니다.
김재섭
미래가 불투명하니 안정 직업으로 쏠립니다. 정부의 이공계·AI·반도체 등 핵심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정책이 정권마다 바뀌면 교육 시장 혼란은 국민이 감당하게 되고, 그 부담이 사교육 확대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진행자
1년 안에 가장 바꾸고 싶은 과제는 무엇입니까?
김재섭
주거 정책의 변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주거 불안이 청년의 미래 불안을 키우고, 부모 집에 머무는 '캥거루족'과 '쉬었음 청년'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있습니다. 공급 중심 대책과 청년 주거 안정 정책을 추진해 시장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저도 두 딸의 아빠가 됐습니다. 아이들이 제 나이가 됐을 때 대한민국의 위상을 누릴 수 있을지 불안합니다. 다음 세대를 바라보는 정치로 답하겠습니다.
j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