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11일 USTR 부대표와 협의
정부, 민감품목 놓고 부처간 시각차
비관세장벽 지킬수록 대미투자 부담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미국 정부의 '비관세장벽'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
농산물 검역과 플랫폼 규제 등 쟁점을 놓고 한미 양국이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비관세장벽을 높여서 지키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킬수록 대미투자를 비롯한 반대급부를 많이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 美, 비관세장벽 해소 전방위 압박…사실상 최후통첩
1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11일 릭 스위처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면담을 통해 통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의 주요 안건은 한미 간 비관세장벽 해소를 비롯한 통상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농산물 검역 완화를 통한 수입 확대, 디지털 규제 완화 등 그간 미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요구해온 통상 현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의 대미투자 이행 관련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프로젝트 이행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11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릭 스위처 USTR 부대표와 면담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안건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의 비관세장벽을 낮추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는 외교라인을 통해서도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대정부질의 답변을 통해 "미국이 한국과의 비관세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해 무역적자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공개한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국은 식품 및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아래 표 참고).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부진할 경우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관세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인 셈이다.
◆ 지킬수록 많이 내줘야…통상 전략 '양날의 칼날'
하지만 정부 내에서는 미국의 비관세장벽 완화 요구에 대해 부처별 시각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농업정책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더 이상의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은 없다"는 입장이다. 디지털 규제와 관련해서는 국내시장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하지만 통상당국은 '무조건 지킨다'는 입장보다 전략적인 카드로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무조건 지키려 할수록 반대급부로 내줘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대미투자 부분이다. 한국 정부의 약한 부분을 압박하고, 실제로는 대미투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게 미국의 전형적인 협상전략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산물 검역을 완화하더라고 대미 수입액이 단기간에 급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사과를 비롯한 과일 수입이 대표적인데 미국 입장에서도 수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협상을 하다보면, 우리가 지키려는 부분이 있다면 반대로 내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비관세장벽 문제도 전략적인 카드로 유연하게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미국뿐만 아니라 신흥국들과도 통상 협상을 하다보면, '자신들이 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한국도 농산물을 사달라'는 요구가 많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의 검역이 너무 깐깐해서 높은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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