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버스'·국회 봉쇄 가담자까지 줄소송 양상
군 내부 "책임 외면한 집단 항고…사태 본질 망각"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방부 징계위원회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은 장성·장교 31명 중 28명이 항고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징계는 군인사법상 개인의 권리 구제를 위한 절차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징계자가 일제히 이의 제기에 나선 것을 두고 군 안팎에선 "책임보다 변명에 치중한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방부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항고자는 전체 징계자 31명 중 90%에 달하는 28명이다. 이 가운데 장성급은 26명 중 23명, 영관급(대령)은 5명 전원이 포함됐다. 항고자 중 징계 수위별로는 파면 10명, 해임 2명, 강등 2명, 정직 14명이다.

항고 명단에는 당시 계엄사령부 편성·지휘 핵심이 대거 포함됐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 중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계엄 버스'로 불린 계엄상황실 이동조 구성원 15명(고현석 전 육본 참모차장, 김상환 전 육본 법무실장 등)도 모두 항고를 제기했다.
국회 및 선관위 봉쇄, 정치인 체포조 운영 등에 가담한 정보사령부·특수전사령부(특전사) 소속 장교들도 빠짐없이 항고 명단에 올랐다. 합동참모본부(합참) 전투통제실에서 계엄사령부 편성에 관여했던 일부 장교들 역시 같은 행보를 보였다.
항고를 포기한 인원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중장) 1명뿐이다.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준장)과 이상현 전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은 파면 처분을 받았으나, 징계일(1월 30일) 기준으로 법정 기간(30일) 내 추가 항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군인사법 제60조에 따르면, 징계 처분을 받은 군인은 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 항고할 수 있다.
현재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소장),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중장), 정진팔 전 합동참모차장(중장),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중장) 등 4명도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결과에 불복할 경우, 항고 인원은 30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비판 여론은 군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항고자 28명 중 12명은 징계 통보 후 1~2일 만에 즉시 항고를 제기했으며, 비교적 경징계에 속하는 '정직' 처분을 받은 14명 전원도 항고했다. 군 관계자는 "항고 자체는 권리지만, 집단적으로 반성 없는 항고가 이뤄진 것은 사태의 중대성을 간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향후 항고심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심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gomsi@newspim.com












